변호사님, 승소확률은 몇%나 될까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보다 어려운

by 황변

의뢰인들의 단골 질문 중에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것을 꼽자면 단연

"승소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라는 것일 게다.


단순히 "이길 수 있겠지요 변호사님? 저는 억울합니다." 정도 뉘앙스의 이야기라면 유리한 지점과 불리한 지점을 이야기해 주면서 나와 봐야 알 것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되겠다는 감이 온다.


그런데 가장 난처한 때는 구체적인 숫자로 승소확률을 물어보실 때다. 가장 난처했을 때는, 의뢰인 중 치과 의사 선생님께서, '업자끼리 뭐 그러냐. 다 이야기할 수 있지 않느냐.' 는 듯 은근한 말투로 다음과 같이 물었을 때였다.


"전문가니까 잘 아시겠지만, 저희 사건 구체적으로 승소 확률이 몇 %나 될 것 같습니까?"


'... 제 하악 좌측 어금니의 충치 완치율이 구체적으로 몇 %나 되나요 선생님..?'


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차마 입을 떼지 못하고 주절주절 유리한 정상을 주워섬길 수밖에 없었다.




소장을 접수하기 전, 첫 변론기일 후, 변론종결 후, 판결문 나오기 전날.. 변호사들은 셀 수 없이 승소확률을 묻는 질문에 마주한다. 변호사들마다 그에 대응하는 방식이 다를 것이다. 보수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변호사님도 계시고, 이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이길 확률은 어떤 변호사도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민사) 판결은 전부승소, 전부패소가 아닌 일부(원고 청구의 몇%인용)승소 판결이므로, 이 %를 예측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이겼다' '졌다'가 해석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우도 너무 많다. 가장 소름돋는 것은 판결을 하는 판사들도 판결문 쓰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누구 손을 들어줄지 확실히는 모른다는 거다. 그러니 변호사가 어떻게 알겠는가!




'변호사가 억울한 때'를 표제로 달아 책으로 내도 되겠지만, 내 짧은 생각에 변호사의 가장 큰 억울함은 다른 전문직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의 판단'에 의하여 결과가 평가받는다는 점이다. 변호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판사가 주장을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두 손 두 발 묶인 채로 판결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객관적인 지표를 이야기하고 그것만으로 평가받기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다. 물론 '우영우'처럼 초월적인 능력과 노력이 있다면 모든 사건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겠지만, 판사님들이 사람인 것처럼, 변호사들도 사람이다.


변호사들은 의뢰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믿어 주고, 변호사가 요구하는 구체적인 증거를 잘 수집할수록, '콤비'의 승소율은 '구체적으로' 비로소 올라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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