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문용어로 '수사입회', '수사동행', '조사동석' '조사동행' 등 대중없이 다양하게 불리는 듯 하다. 경찰이나 검찰 수사에 의뢰인과 동행해서, 의뢰인이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게 하고 수사관의 의심으로부터 혐의를 벗겨내는 것이 목적이다.
변호사가 직접 나서서 대신 진술하기는 어렵지만, 낯설고 무서운 환경에서 수사관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의뢰인에게는 내 편인 변호사가 옆에 앉아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굉장한 심적 안정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꽤나 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의뢰인들의 효용이 크다. 변호사가 동석해 있다면 수사관의 태도 역시 꽤나 다르다고 하기 때문에, 비용이 허락한다면 믿을 만한 변호사에게 조사입회를 부탁해보자. 여의치 않다면 소정의 비용을 드리고 조언만이라도 구해보는 것이 좋다.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 마지않지만, 하남경찰서를 방문하신다면 그 앞 돈까스집에서 치즈돈까스를..!
죄질이 나쁘지 않고 간단한 대부분의 형사사건에서는 수사관의 질문에 숨겨진 함정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는 하다. 그런데도 변호사는 큰 도움이 된다. 경험상 수사관은 대부분 '구성요건'이나 '고의' 를 그대로 물어 본다. 예를 들어서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면,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확인한 후에 수사관은 꼭 이런 질문을 한다.
"그 말씀 하신 것은 맞는 것 같은데, 말씀하실 때 그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았나요?"
여기에서 "네 뭐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했던 거 같긴 한데 잘 기억이.. 아니 사람이 뭐 아 다르고 어 다른데 다 사실이라고 생각해야 말합니까?" 라고 대답하면 요샛말로 '지인지조' 되는 거다.
독자 본인은 그렇게 대답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생판 처음 느껴보는 조사실의 분위기에 눌려서, 혹은 너무 억울해서 말 그대로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또 조사 말미에는 수사관과 어느 정도 라포를 형성한 상태이기 때문에, 너무 마음이 편해져서 마음가는대로 술술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건 중요한 질문이다' 라는 점을 민감하게 알아챌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위 질문처럼 구성요건이나 고의를 '그대로' 물어보는 질문이 나온다는 것은, 높은 확률로 수사관이 사실관계를 들어보니 조사대상인에게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서, 마지막으로 고의를 확인해 보고 수사를 마무리하려는 의도이다. 그러므로 모범답안은 다음과 같다.
"아니요, 저는 분명히 ~~ 라는 점을 근거로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해서 이야기한 것이고, 더욱이 A씨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답하였다면, 수사관 역시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비로소 저녁에 뭘 먹으러 갈지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수사관도 저런 대답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뢰인분들은 이게 그렇게 중요한 질문인지 모르기 때문에, 다 끝난 조사를 스스로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최근 수사받으신 의뢰인 역시 저 질문이 나오자 '이게 무슨 말이지?'라는 공허한 표정을 한 가득 띄우셨다. 질문의 초입부터 '올 것이 왔구나' 싶었던 나는 모니터로 가려져 수사관에게 보이지 않는 노트에 황급히 (그러나 들리지 않게) 엑스표를 크게 그리며 의뢰인의 표정을 올려다 보았다. 잠시 멈칫하던 의뢰인은 다행히 의도를 알아듣고, 준비한 모범답안을 말씀하셨다.
"그 놈들 정말 나쁜 놈이에요."
로 시작하는 사족을 기어이 덧붙이시기는 했지만.
나는 어색한 웃음을 띄우고 수사관과 눈을 마주쳤다. 옅은 쓴웃음을 띄우던 수사관은 예상대로 수고하셨다며 주섬주섬 정리를 시작했다.
조사가 무사히 끝나고 홀가분해 보이는 의뢰인은 '좋은 경험 한 것 같다' 시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한적한 경찰서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사무실로 복귀하기 싫어서는 절대로 아니었다. 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