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가 장안의 화제다. 과연 AI는 변호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가 변호사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내 생각부터 이야기하면,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겠지만, 아직은, 꽤 멀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변호사가 하는 일은 단순히 의뢰인의 이야기를 듣고 판사나 수사기관에게 전달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의뢰인들은 항상 절반 정도는 정신이 나가 있다. 생전 처음 맞게 되는 인생의 위기에서 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변호사를 찾는다. 변호사는 그들에게 이미 하나의 구원이다.
chatGPT는 '그럴 듯 하게 말하기'에 특화되어 있는 챗봇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상당히 능숙하게 변명하고, 사과하고, 위로한다. 그러나 아직은 사람이 AI로부터 진심으로 위로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위로는 신뢰에서 오고, 신뢰는 필연적으로 마치 동물들이 등을 보이는 것처럼 나의 가장 약한 모습까지도 보여줄 수 있는 어떤 '포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젠간 사람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 완전한 '포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생각이다.
아직까지 정립된 AI의 윤리는 '책임지지 않는다'에 전제하고 있다. 변호사든 의사든 '전문직'의 생명은 책임진다는 것에 있다. 전문가를 찾아가는 고객은 전문가가 내놓는 솔루션을 최소한 어느 정도는 신뢰하는데, 그 신뢰는 전문가가 모종의 책임을 진다는 것에서 나온다.
물론, 의사가 수술의 실패에 책임지지 않고 변호사는 패소에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패는 전문가의 인격과 명성을 갉아먹는다. 그러므로 전문가는 자신의 일부, 자신의 조각 하나를 걸고 일하는 것이다. 만약 전혀 책임지지 않는 의사가 있다면, 시작부터 '나는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이건 조금 아픈 이야기지만, 지금도 법률 정보는 넘친다. 어느 정도 이상의 정보검색능력과 법정에 출석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나홀로 소송'은 이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변호사들은 아직 잘 살아남고 있다.
AI는 분명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변호사를 빠른 시일 내에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 임대차계약이 만료되지 않았는데 임대인이 나가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와 같은 질문에, 현행법상 가능한 대처들을 제시하는 것은 충분히 AI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사실 인간도 가능하다. 정보검색능력만 있다면)
그런데 진짜 문제는, 법은 언제나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법은 언제나 가치 판단을 수반한다. 가치 판단을 수반하지 않을 만큼 당연하거나 간단한 사건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나면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변호사는 더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판사를 설득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이다.
언젠가는, AI가 변호사만큼 판사의 마음을 잘 알게 될까?
chatGPT가 몰고 온 충격에 변호사업계도 출렁였다. 이제는 우리도 끝난 것 아니냐, 라는 위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AI 물결에 얼른 올라타 관련 서비스를 런칭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변호사님들도 계시는 듯 하다.
아직은 우리 사회엔 인간 변호사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변호사들이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