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변 Apr 01. 2023

달콤쌉싸름한 첫날

프로야구 개막

6개월을 기다린 프로야구 개막전이다. 


오후 일정을 전폐하고, 팝콘과 마실거리를 사서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는다. 

겨울 내내 얼마나 기다려 온 야구인가. 우승할 전력은 아니지만, 매일매일 완결된 희노애락을 제공해주는 야구는 어쩔 수 없는 생필품이다. 


이번 겨울에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야구였다. 전국민이 지켜본 WBC 도쿄 참사, 기아 타이거즈 단장 장정석의 배임수재미수 행위(이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하겠다), 롯데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의 미성년자 약취유인행위(이것도... 왜 변호사가 야구판에 글쓸 일이 많아지는지) 등등. 혹자는 이런 행위들을 보면서 분개하고, 더 이상 야구를 보면 안 된다고 성토한다. 


그러나 내게 야구는 생필품이다. 의뢰인들의 인생을 걸고 승패를 다투는 법정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진 나에게, 야구장에서의 승패는 오히려 귀엽게 느껴진다. 학생 때는 야구의 승패에 몰입하고 그날의 역적을 저주하기 일쑤였는데, 변호사생활을 하면서는 그마저도 감정의 잉여를 처리하는 방식이었다는 것을 절절히 알게 되었다.



오늘 개막전은 아쉽게 패배로 끝났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을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볼넷, 실책성 플레이, 삼진으로 아쉽게. 그러나 항상 패배는 아쉽고, 나는 야구가 시즌 내내 아쉬울 것임을 안다. 그 아쉬운 삼삼함이 앞으로 143번이나 남아 있다는 점에 감사한다. 

작가의 이전글 3년 만에 공부를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