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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 Oct 26. 2021

아파트값 상승을 보면서 나는 방황했다.

 -방황을 끝내기 위해 다시 써야겠다.

 몇 년전부터 사십춘기라는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나도 40을 시작하던 2018년이 너무 힘들어서 나에게 사십춘기가 왔구나라고 이름 붙이곤 했다.


 사십춘기를 검색해보면 '사춘기에 빗대어서 마흔이 된 사람들을 뜻하는 신조어'라고 아주 짧고 간단하게 나올 뿐이다.  그런데 나는 사십춘기를 너무도 유난스럽게 받아들이려고 했던 거 같다.  마흔 즈음에 겪는 모든 힘든 일들은 내가 '사십춘기'라 그렇구나 하면서 꼬리표를 달아주기까지 했었다.


 이제 해가 바뀌고 나면 내 나이는 44가 된다. 40도 아니고 4가 두개나 들어가는 44라는 나이라니..(살짝 무.섭.다.)

그래서 이번엔 더 무서운 춘기가 찾아온 걸까??


 9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방황을 했다. 의욕 상실, 무기력, 비관, 우울, 혼란... 그 감정들이 수시로 나에게 찾아왔다. 감정이 버거우니 몸이 반응했고, 수시로 찾아오는 복통과 두통으로 뭔가를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한달 가까이 평일은 일을 해야하니 나름은 프로정신으로 버텨내지만, 일이 끝난 시간과, 주말만 되면 나는 약을 달고 누워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한달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혼란'이었다.



 9월 즈음에  지인을 통해 내가 작년에 이사한 아파트가 1억 가까이 상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기쁘고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내가 사는 아파트만 1억이 올랐겠는가??  그동안 타광역시 대비 낮은 가격을 자랑하던 광주의 아파트값이 이제는 상향평준화 되면서 타광역시에 버금가는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고 한다. (서울경기권 아파트값은 입에 대기도 무서울 정도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아파트값이 이제는 평생 일을 해도 모으기 힘들거 같은 값들을 뽐내는 곳도 있다.


  그런 소식들을 접하면서 이 아파트 하나 사려고 나는 몇년을 정말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 궁상맞을 정도로 아끼고 아끼고 그렇게 살았는데 세상에 내가 몇년을 모아도 못 모을 돈보다 크게 가격이 상승하는 걸 보는데 너무 놀라웠다. 어이가 없었다. 그냥 부르는게 값인 것만 같은 아파트...


 일하지 않아도 아파트 한채만 잘 장만해 놓으면 되는 거였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의 도움으로 30평대 아파트에서 시작해서  일하지 않고 여유있게 사는 친구들이 이유가 있었다는 걸 내 나이 40 넘어서 알아버렸다.(너무 늦게 알았다!)

  

 개미처럼 근면성실하게 일하고 모아서 집 한채 마련하는 시절은 우리부모 세대의 이야기였는데, 나도 그런 교육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부모세대의 근면 성실함을 그대로 물려받는 모범생인 나는 그렇게 살다가 결국는 '벼락거지' 느낌을 떨치기 어려워졌다.


 근면 성실하지 않아도 잘 장만한 아파트 한채로 '벼락부자'가 되어 차(소위 외.제.차)부터 바꾸는 어떤 사람들을 보면서 근면 성실이 답은 아니었구나 하는 허탈함과 자괴감이 몰려왔고, 근로 의욕이 상실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근면했고, 누구보다 성실했고, 어떤 힘든 상황이 닥쳐도 '좌절금지'를 외치며 악착같이 살아온 지난 시간의 의미를 잃어버린 느낌을 지워버리기 힘들었던 거 같다.


앞으로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주식에도 기웃? 금에도 기웃? 경매에도 기웃? 소셜커머스에도 기웃?


다 기웃 버려 봤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은 이 혼란을 좀 잠 재우고 좀 평온한 일상을 찾고 싶다. 그래서 내 삶의 진짜 가치가 뭔지를 좀 알아보고 싶다.


그래서 다시 써보려 한다. 쓰다보면 내가 정리가 되고 내가 찾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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