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가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결혼정보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신혼집으로 18평 아파트를 매매할지, 34평 아파트 전세로 시작할지 고민이 되어 글을 올린듯하다. 일단 제목 한 번 잘 뽑았다. 매매와 전세, 거기에 평수도 극단적으로 차이 나기 때문에 조회수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글이다.
일단 글 작성자의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모아놓은 종잣돈 1억
✔️ 18평 매매와 34평 전세를 고민하는 상황.
지역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으나 18평 아파트 매매가격과 34평 아파트 전세가격이 비슷한듯하다.
가격을 유추해 보자면 대략 18평 아파트의 매매가는 3억~4억 정도의 수준으로 보인다. 평범한 신혼부부의 대출력을 바탕으로 보면 매매가의 70~80% 정도 대출을 받을 것이고, 거기에 종잣돈 1억까지 합치면 대충 3억~4억 정도가 되니까.
다른 선택지들도 있지만 18평 매매 vs 34평 전세 이 둘만 놓고 보자면 북꿈이네는 당연히 18평 매매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어떨지 댓글 창을 열어본다.
역시나 댓글이 많이 달려있다.
생각보다 34평 전세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역시 국평의 민족..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는 반대로 북꿈이네는 여전히 신혼집 34평 전세는 비추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대부분의 신혼부부는 신혼집에 입주하며 신혼집 인테리어에 맞게 가전과 가구를 채워 넣는다. 내 집이면 상관없지만 남의 집 인테리어에 맞게 가전과 가구를 구입한다면, 훗날 이사를 갔을 때 그 집 인테리어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또한 34평의 전세가격이 현재 3억 대인 점을 볼 때 같은 평수 매매 가격은 7억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세를 살다 같은 평수 매매로 갈아탄다면 상관없지만 계약 만기 시점에 전세가격이 많이 올라 있어 평수를 줄여 또 다른 전세로 이사를 나가게 되거나, 평수를 줄여 매매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34평에 맞춰 놓은 가전 가구들을 놓을 공간이 없다.
그렇게 될 경우 이미 34평에 맞춰 놓은 가전 가구는 골칫거리가 된다. 당근에 팔더라도 엄청난 감가상각 때문에 반값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옛말에 집과 차는 사이즈를 줄일 수 없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어쨌든 집이라는 것은 사람이 사는(live)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는(buy)의 공간이기도 하다.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이 집에 대한 통제권이 나에게 있다는 뜻이니까.
임대인과의 분쟁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집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건 집주인이 해줘야 하는 건지, 세입자인 내가 해야 하는 건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계약기간, 이사 날짜, 이사 비용 등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타인에 의해 내가 이사를 가야 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징 자산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많아질수록 화폐가치는 떨어지게 되어 있는데, 부동산은 화폐가치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해 주는 대표적인 실물 자산이다.
전세를 살며 집값이 오르면 남의 일이지만 내 집을 소유하고 있으면 집값이 올랐을 때의 리스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더 기분 나쁜 것은, 어차피 집값이 오르면 전세가격도 오른다. 특히 34평은 국민 평수라 불릴 만큼 수요가 많은 평수라 소형평수에 비해 전세가격이 더 오른다. 올라가는 전세가격을 마련하지 못하면 밀려나게 된다. 더 외곽 또는 작은 평수로.
집값은 폭락할 것이라 전세 사는 게 안전하다고?
집값 폭락하면 본인 전세보증금 먼저 걱정해야할걸?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통제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집값이 떨어져도, 올라가도 모든 결정은 내가 한다.
매매를 한 번 경험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부동산에 관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음 집은 어디로 갈아타기를 할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세금은 어떻게 절세를 할지, 대출은 어떻게 받아야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지 모든 것에 관심이 생기게 된다.
시장에 대한 관심은 관점을 바꿔 놓는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환경에서 가족들과 지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공부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 번의 매매 경험이 10년 후 나의 주거지를 바꿔 놓을 수도 있다. 그만큼 부동산 첫 경험은 중요하다.
결혼 정보 카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34평 전세를 선호했지만, 신혼은 작은 평수에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극단적으로 18평 매매 vs 34평 전세를 예를 들긴 했지만 사실 18평 전세로 살며 혼수도 적당하게 넣고 사는 것이 가장 좋아 보인다. 저렴하게 전세로 살며 종잣돈을 모아 최소 24평(전용 59)의 매매로 갈아타는 것이 베스트.
처음부터 34평 전세로 가서 삐까뻔쩍 가전 가구들로 풀 세팅해서 남들에게 잘 사는 것처럼 보이면 뭐 하나.
내가 실속 있게 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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