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무한리필
와이프가 매일 찾아다니는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안경, 하나는 머리끈.
남자인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머리끈을 다발로 사다 놓고 쓰면서, 그 많은 머리끈들이 다 어디에 흩어져 있는 건지. 정말 발이라도 달린 건가.
매일 열심히 청소기를 돌리는 나지만, 청소기 돌리면서도 머리끈들을 보지는 못했다.
미스터리다. 점점 집이 무서워진다.
한 번은 날 잡고 온 집 안을 수색해봤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변기 커버 뒤에서 1점, 청소기 먼지통 안에서 2점, 싱크대 상부 그릇장에서 1점을 수습에 성공했다.
알 수 없는 곳들에서 산발적으로 나오는 머리끈들을 보며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평소 잠버릇이 거친 와이프인데, 혹시 자다가 삼켰나. 위 내시경이라도 해봐야 하나.
오랜만에 이불빨래를 완료하고 이불을 갈아 끼우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량의 머리끈이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