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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꿈이네 Jun 02. 2023

댕댕미 넘치는 남편의 매력.. (ep. 7)

#7 대형견


와이프와 아무리 10년을 만났어도 여전히  즐겁고 행복하다. “여보는  어디가 좋아?” 단골멘트도 여전히 날려주고 있다.



이런 멘트가 오갈 때는 매번 새로운 답변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대충 대답하는 느낌이 안 나기 때문.



10년 동안 와이프 신체부위는  돌려서 말한  같다. 새끼발가락, 정갈한 눈썹까지  써먹었으니. 언젠가는 같이 내시경 받다가 깨끗한 위장이라고도 대답할 뻔했다.



무튼, 나도 똑같이 와이프에게 물어본다.

와이프의 대답은 늘 똑같다.



여보는 뭔가 대형견 같은 매력이 있어. 주인 보면 반가워서 꼬리 흔드는 댕댕미.”


꼬리 흔드는 대형견이라니.  나보다 서열 위라고 생각하는 거는 확실하네.



마침 오늘 회사 형들과 술 약속이 있는 날이다. 서울에서 내려와 준 형들인데, 애매하게 먹을 수 있나. 코가 삐뚤어지도록 먹어줘야지.



내가 대형견 같은 매력이 있다 한 와이프인데. 내가 개가 되어서 집에 들어가면 어떨까. 위험한 궁금증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래도 와이프는 나를 사랑해 주겠지.




술자리



형들에게 호기롭게 큰소리친다.



 오늘 와이프가  많이 먹고 개가 돼서 와도 된다고 했어요. 적셔~~~”



한잔 두 잔 술술 들어간다.



먹다 보니 한 짝이 됐다. 심오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취하지도 않는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와이프에게 연락이 온다. 이모티콘이 없다.



이럴 땐 그냥.


가는 게 맞다.



집에 도착하니 그녀가 평화로운 모습으로 TV를 보고 있다. 반가움에 우렁차게 짖어 아니, 인사해 본다.



이상하다. 형들이랑 이야기할 때는 멀쩡했던 것 같은데 와이프 앞에 서니 혀가 꼬부라진다. 눈두덩이는 왜 이리 무거운지. 눈꼬리를 누가 밑에서 잡아 당기는 것 같다.



만취한 내 모습에 평화로웠던 와이프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거기에 기름을 들이붓는 한마디를 해버린다.





대형견 왔어요~~~~”




이튿날. 










나는 유기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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