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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우 Feb 10. 2022

배운다고 생각하면 세상 두려운 일이 없다

서울로 파견가는 직원에게

같이 일했던 직원이 서울에 있는 부서로 파견을 갔다. 2월 부터 근무하기 시작했다. 결혼한지 1년이 된 직원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금의 부서를 떠났다. 그녀는 한 부서에서 3년 넘게 근무하면서 맡았던 업무가 지겨워지기 시작했으며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가졌던 것 같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부서를 옮기기를 희망했고 두 번째 응모를 한 끝에 이번에 성공해서 인(in)서울하게 되었다.


얼마 전, 그녀와 함께 근무했던 직원 몇 명이 모여서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그녀는 서울에 가면 주말마다 미술관, 박물관을 다니면서 교양을 고양시키겠다고 했다. 서울에 가면 이산 저산 다니며 건강을 다지겠다고 했다. 서울에 가면, 서울에가면...


나는 말하지 않았다. 서울에 가면 두려움도 함께 따라 갈거라고.


그녀가 근무 할 곳은 아직 업무 틀이 아직 정형화되지 않은 신설부서다. 새로운 일을 하다보면 업무로 인한 혼선과 직원 간의 갈등이 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거기다 말단직원으로 감수해야할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국립박물관, 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대학로, 남산, 관악산은 파리만큼 멀게 느껴질 것이다. 업무와 사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 것이다.


두려움과 불안은 어디서 오는가.


프랑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작가가 생각하는 불안의 원인은 사랑 결핍, 속물 근성, 기대, 능력 주의, 불확실성이다.  <불안>이라는 책에서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를 들었다.


서울로 파견가는 직원이 가지는 두려움과 불안의 근원은 기대, 능력 주의, 불확실성일 것이다. 서울 생활에 대한 기대와 즐거움이 깨질 것 같은 두려움, 자신의 능력이 조직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 정형화되지 않은 업무의 불확실성이 그녀를 억누를 것이다.


배운다고 생각하면 세상 두려울 게 없다.


불확실성을 완전하게 제거하면서 살아 갈 수는 없는 것처럼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 없이 살아갈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태도다. 두려움과 불안을 대하는 자세다. 현재 내가 가진 스트레스가 나의 자산이 된다고 생각하면, 지금 가진 두려움을 기회와 강점으로 만들수 있다면 삶의 시간이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올 수 있다. 


니체도 '나를 쓰러뜨리지 못한 것는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순신 장군도 노량 앞바다에서 일본군에 대한 두려움을 용기로 바꿨다. 배운다고 생각하면 세상 두려울 게 없다.


배우고 성장하여 1년 후에 인(in)부산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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