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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우 Dec 07. 2022

마이크를 잡았을 때 필요한 발표의 기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회의나 세미나 등 사람이 모인 곳에서 마이크를 잡을 때가 있다. MBTI 유형 중 'E'나 'I' 타입과는 상관없이 남들 앞에 서야만 할 때가 있다.


나는 회의 진행, TV나 라디오 인터뷰, 온라인 발표 경험을 수차례 하면서 몇 가지 터득한 진리가 있다. 무심코 지나치는 것이지만, 청중들의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과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급하게 준비하였습니다. 오늘 발표가 미흡하더라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이 부족합니다."


발표가 미흡한지 아닌지는 일 분만 지나면 알 수 있다. 굳이 자신의 입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발표자는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이 예의다. 연단을 차지한 사람은 청중이 집중하는 동안 그들의 시간과 비용을 가져가는 것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발표가 미숙할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미안하다.', '죄송하다.', '양해해 달라'라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순간 청중은 발표자의 미숙함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게 되고 그다음 내용에 대하여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청중은 엉성한 발표에 대하여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 잘 알고 있지만 발표 기술이 미숙한가?, 발표자의 신체 컨디션이 오늘따라 안 좋은가?, 지독한 "I" 형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 발표자가 자신의 잘못을 고백한다면 청중은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미안한 걸 알면서도 준비를 저렇게 성의 없이 한 거야?"

"내가 시간이 남아서 여기 온 줄 아나 봐?"


최선을 다하되 미숙함을 스스로 고백하지 말라.


해야 할 것


"저는 오늘 발표 내용에 대하여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여러분 잘 오셨습니다."

"오늘 내용은 대학교 전공과목이었습니다. 수시로 현장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공자인 척, 전문가인 척, 하라는 것이다. 발표자로 결정되었다면 어느 정도는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다. 그 연결을 강철처럼 튼튼하게 만들어서 청중 앞에 서야 한다. 어제 업무를 이관받아서 오늘 청중 앞에 서더라도 마치 오래전부터 이 일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해야 한다.


이 말은 발표 초반에 하면 좋다. 전문가의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청중은 집중할 것이다. 한번 신뢰를 하면 '확증편향'의 법칙에 따라 더욱 발표자의 말에 믿음을 보탤 것이다. 


그밖에 소소하게 지켜야 할 것도 있다. 발표시간 10여분 전에 도착해서 회의 참석한 사람과 인사를 나누거나 청중들과 눈을 맞춰주는 것이 좋다. 분위기에 따라 발표 톤을 조정할 수 있다. 곧장 연단으로 간다면 발표 중에 청중 분위기를 살피느라 발표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시작에 앞서 이름을 밝히고 공손히 인사를 하라. 인사하는 사회자나 발표자에게 참석자들이 박수를 쳐주면 좋겠지만 맹숭맹숭하게 있어도 상관없다. 참석자와 미리 인사를 나누었다면 사회자가 허리 굽힐 때 박수를 받을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적당히 고개를 까딱하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발표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좋은 인상을 줄 것이다. 인사를 하면서 청중과 눈을 한 번 더 맞추라. 오늘 발표에 대하여 자신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보내라. 잘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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