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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독쌤 Jan 18. 2019

독서교육 성공을 위한 3원칙

독서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아이가 책을 실제로 읽고, 책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죠. 이 두 가지를 이루면 성공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특성과 처한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일반적인 경우 책을 읽게 만들고, 좋아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시작만 하면(공부머리 독서법 브런치 12화. 책 싫어하는 북스타트하는 법https://brunch.co.kr/@bookguru/28 참조) 많은 경우 시작과 동시에 개선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종종 독서교육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독자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공부머리 독서법>을 읽을 때는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너무 어려워요."
 
"다른 집 아이들은 잘만 하는데 우리 애만 못해서 속상해요." 

"책에 나와 있는대로 했는데 잘 안 돼요."



방법도 알겠고,
원리도 알겠다 

그런데 
실현이 안된다


속사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유사한 해답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 해답은 모두 <공부머리 독서법>에 다 나와 있는, 심지어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것들이죠. 오늘은 독서 교육의 성공에 이르기 위해 꼭 필요한 3가지 원칙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과욕을 내려놓으세요

매사가 그렇듯 독서교육에 있어서도 과욕은 절대 금물입니다.


다른 독서교육 지침서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공부머리 독서법>에도 다양한 사례와 독서 원리들이 등장합니다. 개중에는 눈부신 성과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특히 <2부. 숙련된 독서가를 위한 공부머리 독서법>에 몰려 있죠. 그러다보니 눈부신 성과에 마음을 빼앗겨 아이에게 무턱대고 이런 방법들을 적용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7살 아이에게 필사를 시키고 있어요 

우리 아이는 초등 1학년인데 반복독서를 안 하려고 해요 

초등 2학년 아이와 함께 슬로리딩을 하고 있어요


7살 자녀에게, 초등 1,2학년에게 숙련된 독서가나 도전해야 할 독서 과제를 강제하는 것은 독서 교육이 아니라 독서 고문입니다. 게다가 걸음마를 막 배운 아이에게 덤블링을 연습시키는 것만큼이나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대개의 경우 되지도 않을 일이고, 설사 아이가 지금은 당장 잘 따라주어서 효과가 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결국은 완전한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중한 자녀를 소중하게 다뤄주세요. 

과욕을 내려놓고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재미있게 읽게 해주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것.

이것이 바로 반드시 지켜야 할 독서교육의 제 1원칙입니다.  




2. 조급함을 내려놓으세요

아이가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면 믿으셔도 좋습니다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불안한 것이 자식인가 봅니다. 공부도 그렇고, 독서도 그렇죠.

아이가 자기 또래 이야기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냥 이렇게 쉬운 책을 읽어서 정말로 무슨 효과가 있을까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대로는 뭔가 부족한 것 같고, 뭔가 보다 체계적으로 독서교육을 시켜야 할 것 같고, 웬지 더 수준 높고 좋은 책을 읽혀야만 할 것 같습니다.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는 베포라는 청소부가 나오는데요. 아주 긴 도로를 청소하는 일에 대해 베포가 이런 말을 합니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 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숙련된 독서가라는 먼 길이 아니라 아이가 지금 하고 있는 독서에 의미를 둬 보세요.


하루 30분 독서를 하고 있다

'어 이건 좀 재미있네'하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빌린 어떤 책을 사달라고 했다 


베포의 비질처럼 아이는 한 발 한 발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장의 보폭은 베포의 비질보다 몇 배는 크지요. 그리고 그 성장의 결과는 아이가 공부를 하는 모습만 봐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확연합니다.

공부머리는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향상됩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향상해 나가면 되는 거죠.




3. 재미를 지켜주세요

책을 얼마나 재미있어 하느냐가 독서 교육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아이가 자기 또래의 이야기책을 재미있게 읽는 것만으로도 학교 공부에 필요 충분할 정도의 언어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이것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또래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독서에 있어서 재미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입니다. 


재미있어야 읽을 수 있고, 

재미있어야 언어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재미있어야 독서가 습관이 될 수 있고, 

재미있어야 숙련된 독서가가 될 수 있습니다


독서의 최우선 과제는 재미일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재미있게 
읽고 있느냐


그러니 추천도서니, 필독서니 하는 것들은 모두 잊어버리세요. 아이에게 유익한 책도 잊어버리세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다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학습만화와 같은 이미지 기반의 책만 아니라면 아이의 흥미를 잡아끄는 책, 아이가 선택한,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그 책이 바로 아이에게 가장 유익한 책입니다. 설사 부모의 눈으로 봤을 때는 형편없어 보이는 책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지요.




독서교육의 선장은 다른 누구도 아닌 아이여야 합니다.

 

독서교육이라는 
이 항해는 

환상적인 즐거움으로
가득해야 합니다


독서교육에 있어서 선장은 아이입니다. 부모는 항해를 돕는 항해사일 뿐이지요. 항해사가 배를 장악하려는 순간, 독서교육은 끝이 나고 만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저는 항해사를 돕는 조언자로서 사소하지만 깨알 같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책으로, 강연으로 또 공부머리 독서법 인터넷 카페의 여러 비영리 독서프로그램으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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