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막는 인지적 함정

분명히 나는 열심히 공부 했는데..?!

by 북헤드

1. 이해했으니 충분하다는 착각


"이해하면 저절로 외워지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이해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시험은 문제를 보고 정답을 빠르게 떠올려야 하는 경기다.


이해한 내용을 다시 더듬어가며 인출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시험장에서의 시간은 분초를 다툰다. 시간이 넉넉한 시험은 없다.

순발력있게 문제가 제시한 선지중에서 옳거나 틀린 선지를 가려내야한다.


그래서 이해한 내용을 기억해두는 암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암기는 어렵고 귀찮다.

그래서 종종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라서 그래. 주입식 교육은 나와 맞지 않아"라는 말을 하며

암기를 회피한다.

하지만 그것은 귀찮은 수고를 피하는 합리화인 경우가 크다.


창조도 모방에서 시작된다. 표현하고 창조하려면, 먼저 충분히 인풋이 있어야 한다.

암기는 창의성의 적이 아니라, 창의성의 토양이기도 하다.

뭘 집어넣지도 않았는데 그저 영감을 받아 새로운 것을 떠올리기란 매우 어렵다.

지식을 외우지 않았으면, 공부를 한 게 아니다.


영어단어가 구성된 원리를 이해하는 것만으론 공부했다고 말하기 부족하다.

그 영어단어가 가진 뜻을 외워야만 공부를 한 것이다.

그 영어단어의 뜻을 물었을 때 즉각 대답이 나와야 한다.




2. 문제를 풀기보다 강의만 시청한다.


하루 10시간 책상에 앉아 있었다. 강의도 여러 개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열심히 공부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문제는 풀지 않았다. 복습도 하지 않았다.

입력은 많았지만, 인출은 없었다.


입력만으로는 실력이 쌓이지 않는다. 기억은 인출을 통해 강화된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난 후에는 반드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진짜로 이해한 것인지,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 점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성실하지만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되기 쉽다.

매일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앉아있으면 대단히 열심히 한다는 인상을 주기 좋다.


그런데 그게 앉아서 강의만 주구장창 듣고 있는 거라면?

그건 공부하는 것 같은 이미지 형성에만 도움이 되고

실제 자기 실력을 쌓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험은 강의를 얼마나 성실하게 듣느냐로 평가하지 않는다.

주어진 시간안에 주어진 시험범위에서 출제된 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로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는 문제를 풀기위한 준비일 뿐 결과가 아니다.

진짜 공부는 문제를 풀 때 시작한다.


하지만 문제를 풀지 않는 것도 이해는 된다.

문제 푸는게 어렵기 때문이다.

강의 내용을 떠올려야 하고

지식을 외워야 하고

응용을 하고

머리를 써서 풀어내야한다.

그러니까 힘들고 하기 싫어진다.

그런데 강의를 보는건? 선생님이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주니까

술술 듣기 좋고 쉽다.


하지만 그건 스스로 속는거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문제를 푸는 수밖에 없다.



3. 순공 시간에 집착한다


공부 시간 자체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이다.

도서관에서 5시간 앉아 있었지만, 실제로 집중한 시간은 1~2시간일 수 있다.

그런데도 5시간 공부했다고 착각한다.


집중력도 근육처럼 훈련할 수 있다. 처음엔 30분이 한계지만, 점점 늘려갈 수 있다.

운동에서 과부하 원리가 있듯, 공부도 약간의 부담을 주면 성장한다.

헉헉댈 정도로 몰입해본 시간, 그 시간이 쌓여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소년 만화를 떠올려보자. 『드래곤볼』, 『귀멸의 칼날』 속 주인공들은 한계를 넘는 훈련 끝에 다음 단계로 도약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캐릭터는 스토리상 실력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의 적과 맞닥뜨려 싸운다.

드래곤볼 1권에서 만나는 적과 40권에서 만나는 적은 레벨이 다르다.

1권의 주인공이 40권의 적을 만나면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말거다.


그렇기 때문에 점차 실력을 쌓아가면서 더 높은 수준의 끝판왕 괴물과 마주하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처음하는데 당장 2시간을 내리 앉아있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30분만, 집중해보고

점차적으로 40분, 50분, 늘려나가는거다.


지금 고작 100분도 집중하지 못한다고 좌절할 필요없다.

공부력이란 꾸준하게 노력하면 분명히 늘기 때문이다.

그 힘든 시간을 이기도 나면, 다음 목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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