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좋아하시나요?

by 소소

난 어릴 때 발표하는 게 두려울 정도로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였다.

그래서 딸들은 나보다는 야무지게 키우고 싶어서

학교 입학 전부터 발표 연습을 시켰다.

의자 위에 올라가 자기소개도 해보라고 하고

가족들과 야유회를 가서도 자신의 기분을 말하기를 가족들 바로 앞에서 가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서 큰소리로 말하기를 시켰었다.

이러한 훈련이 없어도 활동적이고 야무진 아이들이었다는 걸 딸들이 학교를 입학하고 알았다


작은딸 초등 4학년 때였다.

작은 애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키가 크고 야무지고 공부도 잘해서 매년 인기투표 1위 반장을 했다. 그해도 마찬가지였다.

나서기 싫어하는 난 어쩔 수 없이 임원 엄마로 학교에 가야 했다.

고학년이기 때문에 엄마들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선생님은 작은 애가 달리기도 잘하니 어머님도 잘하시겠다면서 계주 달리기하시라며 명단에 올려놓으셨다.


운동회날이다.

내 차례가 되었다. 100미터 달리기를 초등학교 때 해본 뒤로 한 번도 달리기를 해보지 않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출발 총소리가 들리자 달리기 시작했다.


헉, 옆에 있던 엄마가 나를 밀치고 달리는 거다.

첫발을 옮기자마자 난 넘어지고 말았다.

딸과 전교생이 보고 있는데 말이다.

그날의 굴욕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난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 100미터 달리기도 매번 꼴찌였다.

운동회날이면 느끼는 수치심 때문에 운동을 싫어했다. ​

그런데 아이들을 낳고 허리가 아파서 30분 동안을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형외과와 한의원을 번갈아가며 매일 병원을 다녔는데도 빨리 호전이 되지 않았다.


수영을 하면 허리 건강에 좋다는 말을 듣고 운동도 싫어하고 물도 무서워하는데 몸이 좋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운동을 시작했다.

​그때 새벽 수영을 처음 했었다

자유형을 배우고 25m를 처음 끝까지 가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한 바퀴씩 늘려 나갔다. 그러면서 몸은 좋아지기 시작했다.

접영은 허리에 무리가 와서 배우지는 못했다.


운동과 친하지 않았던 난 건강이 나빠지면서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 중이다.

책 읽고 글 쓰고 업무시간까지 하루 10시간 이상을 앉아있는다.

작년에는 복싱을 했었다. 미트 칠 때와 샌드백 치며 느껴지는 희열은 스트레스를 풀게 만들어줬다.

여름이 되면 건강이 좋아지지 않으니 지금도 열심히 운동을 한다. 하루 4000걸음 이상은 걸으려고 노력 중이고 집에서는 스트레칭을 30분 이상은 하고 있다.​


운동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선 필수 요소인 듯하다. 몸매 관리는 옵션으로 따라오는 게 운동이다.

작년 제주여행 때 마사지해 주시는 분이 하신말,

"어머 언니는 운동을 열심히 하시나 보네요. 몸이 유연하세요." (나처럼 뻣뻣한 몸이 유연하다니?^^)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운동한 보람을 느꼈다.

이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