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

by 소소

이사를 가면 꼭 공원하고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 먼저 알아둔다. 이번에 이사 온 집은 아파트 후문을 나서면 바로 초등학교와 언덕 위에 공원이 있다. 5바퀴 이상은 돌아야 5000보 정도 되는 소규모의 공원이지만 운동기구도 없는 거 빼고는 다 있다.

산책을 하면서 녹음이 짙어져 가는 걸 느끼고 아카시아꽃이 피어있는 걸 본다.

초록 이파리 사이에 피어있는 가녀린 노란색 꽃은 산책로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난 이렇게 천천히 자연이 달라지는 걸 느끼며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비 오는 날도 좋다.

빗소리 듣는 걸 좋아한다.

차 안에 앉아 눈을 감고 빗소리에 집중하고 있으면 마음과 생각의 틈 사이를 깨끗이 청소해 주는 듯하다. 자연이 주는 리듬에 맞춰 그동안 지쳐있던 마음은 말끔해지고 편안해진다.

연극보다 뮤지컬을 보는 걸 좋아한다.

내가 소리 낼 수 없는 높은 음역대를 듣고 있으면 온몸에 전율이 퍼지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눈부신 조명과 화려한 의상은 꿈을 꾸는 듯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를 데려다준다.

책 사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언박싱을 할때 새 책의 스멜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저녁노을을 바라 보듯 편안함을 준다.

노트나 만년필 펜 등을 쇼핑하는 걸 좋아한다.

아기자기한 스티커를 사는 것도 좋아한다.

책을 읽으며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만나면 필사를 하고 자그마한 스티커를 붙여놓으면 시간이 흘러 다시 노트를 꺼내 볼 때 나를 미소짓게 한다.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고 감동적인 서사가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이제 글쓰기도 좋아하게 되었다.

책 읽기를 좋아했던 난 글쓰기하는 시간도 아까웠는데 지금은 글쓰는 시간이 좋다.

글감 찾는 일도 일과중에 하나가 되어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글쓰기를 함께 하고 있는 분들의 글을 읽는 것도좋다. 같은 글감인데 아주 다른 색의 글들이 탄생한다. 이게 바로 세상에 하나 뿐인 나를 그려나가는 무늬가 아닐까.

글쓰기의 예민함은 나의 인문적 더듬이를 성장하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