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산책하면서 일산 다리가 보이고 한강이 바로 보이는 길을 터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걸은 적이 있었다.
어느 날, 철조망이 있는 담벼락은 여전히 있지만 언덕을 내려가 강길과 가까이 걸을 수 있는 길을 개간하는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처럼 사람이 걷는 길도 누군가의 마음이 낸 길이지만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길도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 인듯하다.
그 마음의 온도는 너무 뜨거워도 미지근해도 길을 낼 수가 없다. 상대와 나의 적정온도를 찾는 균형이 필요하다. 상대의 마음의 길을 나의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다.
주말에 지인 아들 결혼식이 있어서 하객으로 다녀왔다. 잠시 지인의 얼굴만 보고 오려 했으나 내가 도착하자마자 식이 시작되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식이 시작되고 끝까지 있게 되었다.
차 안에서 작은 애는 기다리고 있는데 어떡하나
빨리 끝나야 하는데 걱정이 앞섰다.
신랑신부의 입장으로 시작하여 양쪽 아버지들의 덕담으로 주례를 대신한다.
신부 아버님의 덕담은 명절에 모여 가족들이 함께 하는 윷놀이 이야기로 시작 되었다.
가족간의 벌칙으로 인해 화기애애해지며 웃음이 되지만 남이 함께 한다면 승부욕에 싸움이 되어버린다. 인생을 살아가며 윷놀이에 있는 벌칙이 여러 번이 올 수 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서로에게 힘이 되는 부부가 되었으면 한다는 메시지였다. 나의 마음을 열어주는 길이 되는 말이었다.
행복하게 잘 살아라. 한 문장보다 스토리가 있는 신부 아버지의 덕담은 나의 마음과 그 날 식장에 온 모든 분들의 마음의 길을 내어 지루해질 주례사가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지 않았을까
사람의 다리가 낸 길도 험한 길이 편한 길이 되어 다음에 걷는 이들에게 친절함을 베풀지만 사람의 마음을 내는 길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감동을 주며 감미롭게 한다.
사람의 다리가 낸 길도 험한 길이 편한 길이 되어 다음에 걷는 이들에게 친절함을 베풀지만 사람의 마음을 내는 길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감동을 주며 감미롭게 한다.
박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