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시작하면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성향이다.
결혼 후 처음으로 공부를 했던 건 자동차 면허증을 따기 위한 필기시험이었다. 필기시험은 세분야로 되어 있었던 거 같다. 세 번째 자동차 기능에서 한 개를 틀리고 모두 맞았다.
누가 일등을 하라고 하냐고 70점 만점만 맞으면 되는 걸 가족에게 비아냥 썩인 말을 들었다.
그리고 실기 시험을 봐야 하는 날이 왔다.
지금은 오토 자동 면허만 있지만 그때는 스틱 면허가 있었다. 난 스틱면허이다.
스틱은 언덕길을 오르는데 크러치의 중간 지점과 액셀을 밟는 지점이 같아야 엔진의 소리가 크지 않고 언덕에서 미끄러나가지 않고 부드럽게 올라갈 수 있었다. 연습 때는 잘 되었다.
실기시험 첫날 운전석에 앉아 출발을 하는데 "띠 띠 띠.." 출발하자마자 탈락.
뭐지? 운전석에 의자 조절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출발을 한 것이다. 백미러의 위치가 맞지 않아 내가 계산했던 거리가 하나도 맞지 않았다.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어이없게 첫 시험에서 떨어졌다.
두 번째 시험날, 운전석에 앉자마자 백미러와 의자 조절을 하고 출발했다.
이번엔 꼭 합격할 거야.
다음 코스는 언덕이다. 이상하다.
왼발의 크러치 감각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차가 밀려 나가는 느낌에 엑셀을 세게 밟아버렸다.
부르릉~~~엔진음에 또 "띠...." 소리가 들렸다.
감점이다. ㅜ
또 떨어지는 거 아닌가.
아냐 차분히 운전하면 감점 없이 도착하면 합격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운전해서 합격을 하였다.
운전석 위치 조정을 하지 않아 떨어졌던 그 실수는 운전 경력 2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운전하기 전 먼저 백미러와 의자의 위치를 조정한다.
한 번에 합격을 할 거라는 생각으로 시험에 도전했을 때 오는 실망감은 컸지만 그 실수로 인해 난 안전운전의 필수 조건이 백미러 조정은 절대 잊지 않게 되었다.
무슨 일을 하든 완벽하게 할 수 없고 실수도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 오늘도 실수라는 주제 앞에 용납하기 싫어하는 나와 대면했다.
의자 위치와 백미러 조절을 하지 않은 작은 실수가 무사고 운전을 하게 만들었듯 지금의 삐그덕 거림 또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