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소소(昭昭)
가을이 오면
너랑 같이 걷고 싶어
청아한 새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에
바람이 시샘해서
내 스카프는 날아 가겠지
가을이 오면
멋진 스카프를 하고
너와 함께 걷고 싶어
가을 햇살은 소곤소곤
우리 속삭임을 엿듣겠지
가을이 오면
먼 산등성이로 저물어 가는 해를
하염없이 아무 말 없이 바라보는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
가을이 오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갈대처럼
나도 너에게 흔들리고 싶어
가을이 깊어지면
우리의 사랑도 깊어지겠지.
너와 함께 했던 날들을 회상하며
힘들었던 날들은 지나가는 바람에
날려 보내며 미래의 사랑을 그리고 싶어
가을이 깊어질수록
오색 단풍들이 절정을 이루듯이
너와 내가 만들어놓은 추억은
미래를 더 아름다운 풍경으로 만들어 줄 거야.
가을이 오면
내가 좋아하는 갈색 바바리를 입고
멋진 스카프를 하고
낙엽이 쌓여 가는 길을 걷고 싶어.
양손을 감싼 따스한 커피잔에서는
너와 나의 사랑이 되어
가을바람에 실려 갈 거야.
가을이 깊어가면
겨울이 오겠지
너는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 있겠지
그래도 난 너를 사랑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