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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김씨 Jun 08. 2019

지금 자소서를 쓰는 이들에게 올림

vol.22 인문학자소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너무 뜸했던 터라, 인문학 자소서 칼럼을 그만둔 줄 알았던 분도 있으실 것 같아요.

(모르셨다면 다행입니다만.. 그렇다면 뭔가 패배감이 드네요)

오늘은 그동안 제가 했던 고민들을 털어놓으려고요.


제가 인문학 자소서라는 거창한 네이밍으로 칼럼을 쓰기 시작한 건, 

자소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니, 뭔가 느낀 바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기존의 자소서에 대한 컨설팅, 자료 등 관련된 이야기들이 

제게는 뭔가 아쉽고 또 뭔가 허전하다? 이게 맞나?라고 느꼈어요.


누구누구의 몇 년도 합격자 자소서 이야기들,

회사의 인재상과 노하우들에 대한 이야기들,

그 회사가 올해 관심 있어하는 건 이런 거다 등등


근데 한 번쯤은 이게 맞는 건가?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던가요?

이게 내 이야기를 하는 건지, 남의 이야기를 가져다 쓰는 건지, 소설을 쓰는 건지,

이렇게 해야 입사할 수 있는 건지,

다 그렇게 하는 거라며 자위하며 다시 쓰고,

면접 때는 내 이야기라며 달달 외우며 이야기하고,

취업한 선배, 동기들도 다 그렇게 했다며 이야기하고.


혹 자소서를 쓰다가 저의 이야기에 공감이 된다면, 다음 이야기가 관심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니시라면, 기존의 방식대로 쓰셔도 됩니다. 누가 뭐라 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자소서가 나를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너무나 기본적이고 당연한 것이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를 먼저 담아내고, 그다음에 기존 자소서 컨설팅이나 자료에서 말한 대로 회사의 이야기나 남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나는 남들과 다르니까요.

나의 일과 관련된 장점, 단점, 나의 생각을 오롯이 담아내야 비로소 그 글에 힘이 생기고, 그 힘으로 면접에서도 나와 회사가 맞는지 판단해 볼 수 있고, (무조건 회사에 맞춰서 쓰면 맞는지 아닌지 판단이 안 되겠죠?) 면접에서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거죠.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시는 팀장님이 제가 자소서 칼럼을 읽고선 이렇게 질문하시더라고요.

"자소서를 이렇게까지 열심히 잘 써야 해? 읽지 않는 곳도 더러 있고,

이거 잘 쓴다고 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이거 잘 쓴다고 다 뽑지 않아"

저는 이 말을 듣고 여러 가지를 생각했어요.

기존의 자소서의 첨삭과 목적이라는 프레임에서는 나를 잘 표현하려 애쓰며 잘 안 써도 됩니다.

왜냐하면 요령껏 합격할 수 있을 만큼 쓰자는 거니까요. 하지만 전 이게 틀렸다고 말씀드렸어요.


자소서가 2가지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입사하려면 결국 면접을 해야 하는데, 면접 때 다룰 내용은 지원자의 자소서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 자소서가 나를 정확하게 담고 있어야 하며, 자신 있게 나답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 회사에 나를 정확히 알리고, 내가 원하는 직무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와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내가 회사를 거절할 수도 있고요.

그러니 자소서를 잘 써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기가 있습니다.

보통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요,

지인이나 가족의 경조사를 통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요,

자소서는 일에 대한 자신의 방향과 현재를 보게 하죠.

일은 자아실현을 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어떤 일을 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데, 이때 자소서가 그 일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이자 시작점이에요. 

자소서를 쓰며 일의 관점에서 나는 어떻게 걸어왔는지를 돌아보고, 일에 있어서 나의 장점과 단점을 찬찬히 바라보는 것, 그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한 단계 또 나아가는 것입니다.


지금도 자소서를 쓰는 분들께 그리고 앞으로 써야 하는 분들께,

이렇게까지 열심히 써야 하나?, 요령껏 방법을 찾아서 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여러분, 세상에서 오직 그 경험들을 해 온 유일한 사람이에요.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 경험의 경중을 누구도 따질 수 없으니, 자신 있게 나를 일의 관점에서 표현해보세요!!

반드시 됩니다. 그리고 나만의 경험을 가진 특별한 사람을 이젠 더 필요로 해요.


비록 자소서를 쓰는 지금 외로울 수도 괴로울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이 늘 우릴 성장시켰음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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