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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Jerk Feb 02. 2016

스포트라이트

스타의 제국

동대문에 작은 무대에서 춤추는 학생들을 종종 본다. 작은 무대지만 한 무대 한 무대 타는 목마름이 있을 것이다. 무대를 가진 자본가는 파릇한 새싹들을 벗겨 헐값으로 무대에 세운다. 절묘한 수요와 공급이다. 학생들 장래희망 1위가 연예인이라는 사실은 이제 눈길도 못 끌 정도로, 우리나라는 스타병 관심병이 깊다.


어느 한 개인의 자존감이 불특정 다수의 시선으로 완성된다는 건, 집단주의가 우리 사회에 불건전하게 작동한다는 증거다. 그 불건전에는 동양적 집단주의가 방을 빼기도 전에 세계 1류 초고속 인터넷 망이 동거를 시작한 게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소비되기도 벅찰 정도로 스타를 과잉배출하고 있다.


시스템의 선택이 아니라, 네티즌의 조회수 동냥만으로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초고속 희망, 그것이 집단 내에서 가치를 증명하려는 묵은 욕망을 건드린 건 아닐까.


애석하게도 대한민국에는

관객을 다 끌어모아도 5천만 뿐이고

그들의 시간도 24시간 뿐이므로

과잉배출된 스타들은

초고속으로 무대를 스쳐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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