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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Jerk Oct 28. 2015

'마왕' 신해철에 대한 소고

늙지 않는 중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별은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되새김질 하게 된다


나에게는 '민물장어의 꿈'이라든가

'나에게로의 초대' 초창기 음악으로만 남아있는

추억의 가수이자 뮤지션이지만


죽음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그를 존중할 수밖에 없는 건
우리 주변의 누구보다도
자신답게 살다 갔다는 데에 있다


누구나 직면한 문제에 자신만의 결정을 내리며 살지만, 신해철은 더 본질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으로서 살았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살았다
모두가 '다들 그러면서 사는 거지'하며 나인지 아닌지 퉁명하게 살 때에도, 자신이 해야할 말을 하고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지구상의 모두가 변절해야 한다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가장 마지막 사람이 아니었을까

부끄럽지 않게 살려 하고, 전인격적으로 꼰대를 거부한 선배였다


그를 추모하는 일은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내 비겁함에 대한 반성, 배움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다

더불어 내가 중년과 노년을 어떤 자세로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 지켜봐야 할 모델을 잃어버렸다는 상실감이기도 하다


정말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의 상실감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추억하고 오래오래 아파준다는 것만으로도 빈자리가 아주 조금은 메워지지 않을까


윤종신의 신해철 추모곡 '고백' 소개 영상: (https://www.facebook.com/monthlyjs/videos/vb.185929571452812/982726268439801/?type=2&theater)


일러스트레이터 석정현 님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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