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저널리즘 May 15. 2018

중국 사람들은 현금을 쓰지 않는다

#52. <차이나 핀테크> 구자근 저자

글로벌 컨설팅 그룹 언스트 앤드 영(EY)은 매년 각국의 핀테크 도입 지수를 발표한다. 지난해 발간된 ‘핀테크 도입 지수 2017’에 따르면 중국은 69퍼센트의 핀테크 도입률을 기록하며 조사 대상 20개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중국은 관치 금융의 벽을 허물기 위한 개혁의 밑그림을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민간 기업에 맡겼다. 타당하다고 느껴지면 아낌없이 지원했다. 이제 중국은 선진 핀테크 산업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 핀테크 기업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차이나 핀테크》의 저자 구자근을 만났다.


- 곳곳에서 핀테크를 말하지만 막상 정확한 뜻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핀테크는 일반적으로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도입 초기에는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와 금융 기관의 온라인 뱅킹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현재는 예금, 대출, 투자 등 순수 금융 서비스의 거의 모든 영역에 핀테크 기술이 포진해 있다.”
 
 

- ‘세계의 공장’라 불릴 정도로 제조업 이미지가 강한 중국이 어떻게 미국,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첨단 기술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나?
 
“역설적으로 낙후된 중국의 금융 인프라가 핀테크 성장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신용 카드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가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다. 급속도로 확산된 모바일 결제는 중국 신용 사회 구축의 토대이자 무현금 사회의 신호탄이 됐다. 대부분의 금융 거래가 모바일로 이뤄졌고 누적된 결제 정보는 신용 점수 책정에 활용됐다. 신용 정보가 급증하며 핀테크 산업은 P2P 대출, 무담보 신용 대출, 크라우드 펀딩, 모바일 재테크 상품까지 기존 금융의 영역을 빠르게 잠식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용 관리의 개념조차 희박했던 중국인들이 순식간에 핀테크 기반 신용 사회로 빠져든 것이다. 중국인에게 핀테크는 이미 보편적 금융 거래 수단이다. 가히 ‘퀀텀 점프(quantum jump)’라고 할 만한 변화다. 오죽하면 중국에선 거지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이 나오겠나.”
 

- 핀테크 기술을 가상 화폐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중국은 가상 화폐라는 새로운 화두를 어떻게 풀어 나가고 있나?
 
“가상 화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력한 규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에 가상 화폐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전면 금지하고 기존 거래소들을 폐쇄 조치했다. 올해 1월에는 개인 간 장외 거래를 금지하고 및 비트코인 채굴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중국이 가상 화폐를 영구적으로 금지할 것이라 판단하긴 이르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중국이 가상 화폐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중국의 가상 화폐 정책은 미-중 금융 패권 경쟁, 관치 금융과 민간 핀테크의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주도권 경쟁 등에서 승리하기 위한 무기를 벼르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수 있다.”
 
-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가상 화폐 시장을 육성하고 이를 토대로 기축 통화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인다는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있다는 뜻인가?
 
“중국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기술은 부분적으로만 사용하고, 결국 중앙 집권형 가상 화폐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은행 시스템에 법정 가상 화폐를 편입하는 형식이다.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은 은행을 연결해 주기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하면 관리자가 없어 책임 소재를 물을 수 없는 탈중앙화 방식보다 안정적으로 가상 화폐 시장을 확장하면서 리스크는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 구자근은?
중국 선양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경희대학교 중국어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중국 핀테크 기업의 성공 요인 분석>을 주제로 중국 지역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의 IT 굴기와 융합 산업 발전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상하이 법인 구매 조달 그룹에 근무했다. 2018년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재직 중이며, 스마트시티 개발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중국 푸단대학교 박사 과정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

.

.

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인터뷰 전문이 궁금하시다면?


북저널리즘 새터데이 에디션은 가벼운 문답 수준을 넘어 깊이와 통찰을 담은 6000자 이상의 심층 인터뷰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직 이메일로만 보실 수 있습니다.


구독 신청 - bookjournalism.com/user/signup 

북저널리즘 사이트에서 뉴스레터를 구독해 보세요. 사이트 하단의 'Weekly Newsletter +'를 클릭하신 뒤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시면 새터데이 에디션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의 위기는 발견성의 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