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이보영 시티즌보이 대표
안녕하세요. 북저널리즘 소희준 에디터입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패션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9월 초 뉴욕을 시작으로 런던, 밀라노, 파리에서 패션 위크가 이어집니다. 이맘때면 패션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이름이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이들은 독보적인 창의성과 카리스마로 브랜드를 휘어잡는 모습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로레알, 세포라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전략을 총괄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보영 시티즌보이 대표를 만나고 나서, 완전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 대표는 크리에이티브는 협업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비즈니스를 이해해야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팀원은 물론 다른 부서와도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대표의 이야기에는 브랜딩, 함께 일하는 법, 좋은 팀을 만드는 리더십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미국에서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대표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리더십을 소개합니다.
크리에이티브가 무엇인가?
시각적인 것, 공간적인 것, 목소리로 들리는 것 전부다. 크리에이티브라고 하면 디자인, 시각적인 것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위한 모든 것이다. 시각물일 수도 있고, 카피라이팅이나 비주얼 머천다이징일 수도 있다.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비즈니스 전략을 이해하고, 그것을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짜는 것이다. 아무리 보기 좋고, 듣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더라도 비즈니스 전략을 전달하지 못하면 실패한 크리에이티브 전략이다. 그래서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같이 일하는 클라이언트, 사내 마케팅 팀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우리가 나가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했던 일이 궁금하다.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모아 함께 일했다. 첫해에는 서먹서먹했다. 그래서 부서 안에서도 자리를 섞기 위해 제비뽑기를 했다. 카피라이터, 2D 디자이너, 3D 디자이너 등이 섞여 앉고, 나도 내 방에 앉지 않고 함께 앉았다. 그러면 팀원 100명이 섞인다. 처음엔 불편해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카피라이터는 이렇게 일하는구나’, ‘디자이너는 이렇게 일하는구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 인간적인 관계가 생기다 보니 프로젝트에서도 훨씬 협업이 잘 된다.
각자 전문 분야가 있는데, 꼭 함께 앉아 일해야 하나?
우리의 슬로건을 구성원들이 믿도록 하는 게 가장 먼저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가치가 잘 만들어지려면 회사 안에서도 믿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믿는 가치가 바깥으로 저절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
내부에서 믿는 것이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브랜딩은 모든 구성원이 이해하고 똑같이 행동하기 위한 가이드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흰색과 검정색의 줄무늬를 세포라의 상징으로 정하는 것이라든가, 세포라 카피라이터들은 권위나 위압감 없이 재밌는 대화체의 말투를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규칙이다. 이런 걸 만드는 이유는 고객이 세포라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핵심적인 정체성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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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이보영
이화여대 불문과를 거쳐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과 영국 왕립예술학교(RCA)를 졸업했다. 1995년부터 뉴욕에서 띠어리, 로레알의 슈에무라, 키엘,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의 크리에이티브 팀을 만들고 디렉터를 맡았다. 2011년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그룹 브랜드 전략 총괄 상무로 일하며 웨스틴조선호텔, SSG푸드마켓,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14년에는 화장품 유통 기업 세포라에서 크리에이티브 총괄 디렉터로, 온·오프라인에서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와 스토리를 만들었다. 브랜딩 전략과 인력을 컨설팅하는 에이전시 시티즌보이를 준비 중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아이 둘의 엄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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