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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Oct 15. 2018

힘들지? 안 괜찮은 것 알아

#74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 심리학자 김수안


2018년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두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넘기다 보면 해 놓은 일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연초에 호기롭게 세웠던 계획을 떠올리니 마음은 더 조급해집니다.

이럴 때 찾아오기 쉬운 심리적인 악재가 슬럼프입니다. 망망대해에 홀로 표류하고 있는 느낌,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이정표도 없이 헤매고 있는 기분이 지속됩니다. 되는 일이 없고 의욕도 생기지 않는 상황, 슬럼프에 빠지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리학자 김수안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저서 《레전드는 슬럼프로 만들어진다》에서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들의 슬럼프 극복 전략을 소개합니다. 북저널리즘 김하나 에디터가 김 교수를 만나 평범한 우리들도 배울 수 있는 멘탈 강화의 기술을 들었습니다.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남은 연말을 마주할 동력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슬럼프가 대체 뭔가?

간단히 이야기하면 '평소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상태다. 심리학에서 슬럼프의 정의는 수행(遂行)의 저하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되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객관적으로 얼마나 긴 기간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지각이 중요하다. 내가 판단하기에 오래간다는 느낌이 든다면 슬럼프다.

슬럼프는 왜 오나?

원인을 한 가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만난 야구 선수들의 경험을 분석해 보면, 평소의 루틴에서 빠지는 것들이 생기는, 느슨해지는 상태를 전조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에게 허용해 주는 것들이 하나, 둘 늘면 슬럼프가 온다고 말한다. 반복되는 느슨함이 수행의 저하를 유발하는 것이다.


보통 슬럼프에 빠진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힘이 안 나는 상황인데 힘내라고 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안 괜찮은데 괜찮다고 위로해 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북돋는 메시지보다 공감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힘들지?", "안 괜찮은 것 알아" 같은 메시지가 더 낫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 주는 것이 좋을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 얘기해. 나는 여기에 있을게." 슬럼프에 빠진 사람에게는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털어놓으라고 말하는 것도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내가 들어 줄 수 있으니 언제든 얘기하라고 해 주는 것이 좋다. 심리적인 안전 기지가 되어 주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인식은 큰 위로가 된다.

그래도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면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한 것 아닌가?

긍정은 결과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한다고 긍정적인 마음이 되나?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압박이다.

긍정적인 것은 유연한 생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객관적으로, 유연하게 나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이 긍정의 출발점이다. 긍정적인 마음은 강제로 주입할 수 없지만, 여유를 갖고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훈련할 수 있다.

유연한 생각은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나?

유연한 생각은 나의 사고를 재구성하는 것,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와 '물이 반이나 남았네'의 차이와 같다. 상황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긍정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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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김수안


성균관대 심리학과 초빙 교수로, 스포츠 매니지먼트 기업 몬티스스포츠에서 선수 심리 자문을 맡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야구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인간의 성격과 감정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야구 선수의 멘탈과 심리에 관한 연구, 상담 및 강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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