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윌리엄 김 올세인츠 대표
안녕하세요, 북저널리즘 김세리 에디터입니다. 오늘은 제조와 유통 중심의 패션업에서 디지털화를 선도한 CEO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한국계 미국인 윌리엄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파산 위기의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브랜드 올세인츠를 되살린 인물입니다. 법정 관리 직전의 회사를 흑자로 돌려 세운 원동력은 디지털이었습니다.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해 판매량과 재고 현황, 회사 재무 상태 등을 실시간 관리했습니다. 간소화한 직급 체계와 직원 채팅 시스템으로 문제 해결 속도를 높였습니다. 김 대표가 진두지휘한 지 5년 만에 올세인츠는 전 세계 27개국 233개 매장, 매출 3500억 원의 글로벌 디지털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10월 초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김 대표를 만났습니다. 올세인츠의 모회사 라이언 캐피털의 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김 대표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를 넘어 산업 전체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디지털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 고객과 기업의 관계를 들었습니다. 장인 정신과 예술성을 강조하는 전통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혁신을 일으킨 기업가, 윌리엄 김 대표를 소개합니다.
파산 위기를 겪던 올세인츠에 합류한 뒤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무엇이었나?
클라우드 기반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전 세계의 모든 직원이 회사 재무, 매출 정보,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경쟁 기업의 가격 정책도 알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고객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시스템에는 고객의 심리, SNS 및 포털 검색 내역, 서비스 이용 시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 등이 세밀하게 기록돼 있다.
직원들이 달라진 회사의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대표가 되자마자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서 전 직원을 모았다. 디지털 비전을 발표했는데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왜 해야 하느냐고 묻더라.
그래서 어떻게 했나?
세상이 변하고 있고, 디지털 기업은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 올세인츠는 매장이 있는 디지털 브랜드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PC와 모바일 환경에서 자동으로 화면이 최적화되는 기술을 두 달 만에 완성했다. 100일간 빠르게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실패하면 개선하는 작업도 했다.
최근 올세인츠의 모회사인 라이언 캐피털의 이사로 승진했다. 어떤 일을 하게 되는가?
시대는 변하고 있는데, 기업을 평가하는 지표는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여전히 현금 흐름, 이익률, 부채 비율 등에 의존한다. 사회의 변화를 기업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비즈니스는 기준부터 달라야 한다. 라이언 캐피털에서 고객의 만족을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연구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모임이나 매장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아날로그만의 강점도 있지 않을까?
과거에는 고객과 기업의 심리가 비슷했다. 그런데 지금은 40대, 50대, 60대 소비자도 만족시켜야 하고, 밀레니얼 세대에도 대응해야 한다. 요즘은 문자나 메신저 공유 기능을 사용하는 50대, 60대가 많다. 그런데 상당수의 기업이 아직도 베이비부머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 채널로 고객과 소통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저항 정신 같은 것이 느껴진다.
‘벤치마킹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것이 나의 미션이다. 남이 해놓는 것을 따라 한다고 얼마나 혜택이 돌아오겠나. 안 하는 게 낫다. 2025년이 되면 세계의 고객들은 지금과는 또 다른 기술과 경험을 원할 것이다. 리더로서 그것을 잡아내는 것이 나의 숙제다.
.
.
.
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윌리엄 김
올세인츠 CEO. 회계 법인 쿠퍼스&라이브랜드에서 일한 뒤, 2001~2005년 구찌그룹 최고재무관리자와 2005~2012년 버버리 본사 디지털 커머스의 부사장으로 일했다. 버버리와 올세인츠에서 디지털화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디지털 혁신 기업의 선례를 남겼다. 올세인츠의 모회사인 라이언 캐피털 이사로 승진해 디지털 시대의 비즈니스 사업 모델을 연구할 계획이다.
인터뷰 전문이 궁금하시다면?
북저널리즘 새터데이 에디션은 가벼운 문답 수준을 넘어 깊이와 통찰을 담은 6000자 이상의 심층 인터뷰입니다. 매주 금요일, 오직 이메일로만 보실 수 있습니다.
구독 신청 - bookjournalism.com/user/signup
북저널리즘 사이트에서 뉴스레터를 구독해 보세요. 사이트 하단의 'Weekly Newsletter +'를 클릭하신 뒤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시면 새터데이 에디션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