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제임스 챔버스 《모노클》 매거진 홍콩 지국장
영국의 월간 매거진 《모노클》 3월호가 화제다. 한국 특집편으로 제작된 《모노클》 3월호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인터뷰가 실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모노클》 3월호는 ‘이니 굿즈’로 불리며 온라인 서점에 1000부 넘게 예약 주문이 몰리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 특집편에는 문 대통령의 인터뷰 외에도 《모노클》의 독특한 관점이 담긴 한국과 한국 사람의 이야기가 실렸다. 한국 특집편 제작에 참여해 문 대통령을 인터뷰한 《모노클》 홍콩 지국장 제임스 챔버스(James Chambers)를 서면 인터뷰해 제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 한국 특집편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모노클》은 긍정적인 변화의 과정에 있거나 기록의 가치가 있는 일이 일어나는 나라를 선정해 매년 3월에 특집으로 싣는다. 저스틴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가 캐나다에 돌풍을 몰고 왔을 때나 포르투갈이 금융 위기를 벗어났을 때도 특집으로 다룬 적이 있다. 외부에서 보는 한국의 전망은 몇 년 전에 비하면 훨씬 좋아진 편이고, 그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 한국을 취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
“한국은 ‘매우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특집편이 최대한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외국 여행은 거의 다니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홍콩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한국 사람이 꽤 많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 사람들이 너무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도 좋지 않을 수 있다. 여행을 많이 다녀 보는 것도 분명히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를 제안했을 때, 청와대의 첫 반응은 어땠나?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지난해부터 논의를 해 온 것이고, (청와대와의) 긴 소통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의 해외 언론 담당팀에 《모노클》을 아는 사람이 몇 있었는데 그들은 우리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같은 딱딱한 주제 말고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에 꽤 흥분한 듯했다. 우리는 원래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7, 8월에 발행하는 삶의 질과 관련한 이슈로 다루고 싶었다. 당장 한국에 큰 외교적 대화의 장이 열렸고 문 대통령이 그것에 몰두하고 있으니 우리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 특집편 제작이 결정되면서 인터뷰 일정을 좀 더 당기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다행스럽게도 문 대통령이 적절한 때에 인터뷰에 응해 줬다. 어쩌면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 기사의 제목(Crowd Pleaser-대중을 기쁘게 하는 대통령)도 꽤 인상적이다.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런던의 재기 발랄한 에디터들이 그 제목을 달았기 때문에 내가 칭찬을 들을 일은 아니다. 내가 한국을 취재하면서 느낀 전체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생각도 들지만 사실 그 제목은 이중적인 면이 있다.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서 답을 해보자면,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것만으로는 문 대통령이 훌륭한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될 수 없을 것이다. 지속적 혁신을 위해서는 때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인기를 챙기는 일을 줄일수록 국정의 결과는 더 좋아질 것이다.”
- 김정숙 여사의 첫인상은 어땠나? 실제로 대화해 보니 어떻게 달랐나?
“특집편에 실린 사진만 봐도 알겠지만 김정숙 여사는 정말로 사랑스러운(lovely) 사람이다. 실제로 런던 본사의 에디터들이 영부인의 사진을 보고 크게 만족했다. 매거진에는 한 장의 사진밖에 싣지 못해서 영부인이 얼마나 다채로운 옷을 준비했는지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비욘세나 레이디 가가는 저리 가라다. 영부인이 청와대 밖에서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 인터뷰 중 인상적인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문 대통령의 발언 같은 것이 있다면.
“인터뷰는 거의 하루 종일을 청와대에서 보내며 진행했다. 문 대통령이 조찬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지만 우리가 첫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 점심이 지나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문 대통령이 계단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몰래 뒤로 다가와서 뭔가를 외쳤던 순간이다. 한국말이라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는데 김정숙 여사가 촬영 분위기를 띄우려고 문 대통령에게 ‘멋져 보인다, 잘생겼다’는 류의 말을 한 것이라고 누가 알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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