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okles Blog Dec 11. 2022

오만과 편견, 돋보기로 들여다본 리젠트 시대 여성의 삶

북리뷰

제인 오스틴

너무나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죠. 


책을 읽다 보면 문장 하나, 단어 하나가 어쩜 깨알같이 톡 쏘면서도 재미있는지 한 권으로 시작했다가 결국은 그녀의 전집을 다 읽어버리게 만드는 그런 작가입니다.


리젠트 시대의 여성과 삶을 돋보기로 들여다본 듯 섬세히 기술한 것이 특징이죠. 


계급, 신분, 결혼으로 이뤄진 삼각구도 속에 갇힌 여성들. 

그녀들의 일상을 풀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그녀들의 선택과 의지, 또 체념들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만과 편견, 엠마, 이성과 감성, 설득, 노생어 사원, 맨스필드 파크, 사랑과 우정 등의 저서를 남긴 그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그녀의 소설은 몇 번이고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며 소설의 아류나 속편들도 해가 멀다 하고 새로 등장합니다. 


제인 오스틴은 결혼할 뻔한 적이 있었으나 한 번은 본인이 마음이 바뀌었다고 다음날 청혼을 거절하고 또 한 번은 남자 쪽 집안에서 결혼을 반대하여 결국 헤어지게 되었죠. 


그녀의 소설에 결혼이 주제가 되는 것은 리젠트 시대의 여성의 삶의 특징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자신의 삶이 많이 투영된 것이기도 합니다.


소설은 아주 어려서부터 썼는데 오만과 편견과 이성과 감성은 이미 10대 때 써 놓은 것을 나중에 출판한 것입니다. 정말이지 대단한 소녀였던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이미 인간 군상에 대한 통찰력과 이런 필력을 가졌다니 말이죠.

그녀의 소설 중 엠마는 리젠트 왕자 (나중에 King George 4세가 되죠)에게 헌정했고 또 그가 직접 책을 사기도 했습니다. 


요즘 히트하고 있는 브리저튼도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젠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랑과 결혼의 로맨스 드라마. 


비슷한 작가로는 브론테 자매들이 있는데요. 그녀들의 열렬하지만 다크 하면서도 비관적인 사랑에 비해 제인 오스틴의 사랑은 콩닥콩닥하면서도 밝은 로맨스를 그립니다. 브론테 자매들이 제인 오스틴을 디스 하기도 했는데 서로의 세계관 애정관이 매우 다른 작가들이죠.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이나 풍자가 없다고도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들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어야 하는 법 (집안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은 이랬죠) 때문에 언젠간 길바닥에 나앉을 신세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여자들, 누가 얼마의 재산과 영지를 가졌는지를 왜 그리 관심 있어하는지, 왜 가십과 흉보기가 여자들의 가장 큰 일과가 되어버렸는지를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죠. 그녀들이 시대와 제도의 희생양이라는 것을 말이죠. 


좋은 가문끼리 결혼을 하는 것은 부를 지키고 늘릴 수 있는 자연스러운 수단이니 자연 그들끼리 공고히 엮이고 엮는 것은 순리였고, 재산과 연줄이 없는 여성이 그 리그에 들어가려면 절세미인이어야만 했던 시대.

남자의 언약을 철석같이 믿고 그가 약속을 지켜 꼭 결혼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여성들. 

제인 오스틴 소설 속의 여성들은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마리안이 월 로비를 기다리고 (이성과 감정)

루시 스틸이 에드워드를 기다리고 (이성과 감정)

제인 페어팩스가 프랭크 처칠을 기다리고 (엠마)

썸남이 고백해 주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여성들

엘리노어가 에드워드의 고백을 기다리고 (이성과 감정)

제인이 빙리의 고백을 기다리고 (오만과 편견)

패니 프라이스가 에드먼드의 고백을 기다리고 (맨스필드 파크)


사귀는 것이 공개되면 평판이 나빠져 결혼에 큰 지장이 생기게 되니 항상 노심초사하는 여성들.

책을 읽다 보면 그녀들의 걱정과 근심에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됩니다. 

에구 어쩌나

저런 나쁜 놈.. 

그러다 여성을 진심으로 위하고 존경하겠다는 남주가 나오면 우리는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죠.


미스터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에게 고백하는 장면 (오만과 편견 34장)

In vain I have struggled. It will not do. My feelings will not be repressed. You must allow me to tell you how ardently I admire and love you.


당신을 안 좋아하려고 발버둥 쳐봤소. 그렇지만 소용없었소. 내가 당신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흠모하고 사랑하는지 말하게 해 주오.

The Perfect Grovel Moment!!

남주가 무릎 꿇고 기어 오는 이 장면^^

제인 오스틴 소설의 최대 클라이맥스죠.


그녀의 모든 소설에 각기 상황과 성격을 다르지만 숨 막히는 고백 장면이 있죠. 바로 이 맛에 제인 오스틴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그렇습니다만 ㅎㅎㅎ)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 소설은 뭔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