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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diary jenny Oct 10. 2021

생각 양식 52 - 근심 덩이 하나

어느 가을날의 근심 한 덩이



어느 가을날 갑자기 나는 근심 한 덩이가 되어버렸다.


행복 한 스푼과 웃음 한 보따리가 되지는 못할지언정,

부담스럽고도 성가신 근심 한 덩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귀찮은 덩이가 될 거라는 상상도 못 한 사이에 말이다.


밥에 얹어 먹어 버리면 끝나는 한 덩이면 좋겠는데.

술에 타서 마셔 버리면 끝나는 한 덩이면 좋겠는데.

책에 담아 읽어 버리면 끝나는 한 덩이면 좋겠는데.


부담스럽고도 성가신 근심 한 덩이가 되어버렸다는 것,

이 덩이가 계속 커질 것만 같아 불안하고 초조하다는 것,

근심 한 덩이가 되어버린 날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


폭풍은 지나갔고 여전히 난 근심 한 덩이로 놓여있고, 또…….

그 누군가에게 버거운 근심 덩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존재 자체가 미안해 이젠 정말 사라져야겠다 마음을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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