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마시는가.
술을 마신다. 기분이 좋아진다.
기분이 좋다.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신다. 마음이 슬퍼진다.
마음이 슬프다. 술을 마신다.
"... 훈아, 훈아! 규가 외쳤다. 주란하고 얘기할 필요없어. 난 말해. 너의 이런 씨발, 같이 술 먹다가 훌쩍, 이런 너의 무신경이, 너무너무 싫다고. 싫어 죽겠다고. 알지, 이거 취한 거. 주란이 말했다. 훈은 스트레이트로 양주 한 잔을 따라 마셨다. 아는데 이 녀석이 아까부터 자꾸 나를 힘들게 하네. 훈이 너 이 새끼, 같이 술 처먹다가, 그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면 같이 술 처먹던 난 뭐가 되냐고....”
“... 참, 장한 커플이다, 우리.” “맞아, 당신 참 장해. 오래 버텼어. 다녀와라.” 영경의 젖은 눈에 퍼뜩 생기가 돌았다. “정말 괜찮겠어?” “난 괜찮아.” 영경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나 정말 안 나가겠다는 말은 못하겠어, 환아.” “그래, 다녀오라니까. 너무 오래 있지만 말고.” “오래 안 있어. 사흘, 아니 이틀. 환아, 그 정도면 충분해. 이틀만 있다 들어올게. 딱 두 밤 자고 들어올게, 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