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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diary jenny Aug 06. 2021

생각 양식 32 - [그림] 白石 그리고 Natasha

시와 그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白石


1912년 ~ 1996년

평안북도 정주군 갈산면 익성동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탸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탸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여성》(1938. 3.)




*그림: 2018년 8월

*도구: 2B연필, 지우개, 색연필, 크레파스

*인터넷 흑백사진을 컬러로 꾸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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