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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diary jenny Aug 07. 2021

생각 양식 33 - 바닷물이 된 그 아이

바닷물이 된 그 아이는 이제 없지


보이지 않는 유령 취급하던

한 아이 있었지

유령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촤르르 비 맞아 보였지

홀딱 젖은 모습을 쳐다보며

깔깔깔 웃던 그 아이

날 보고 웃었으니

내가 네 눈에 보이는 건 맞지?

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이

아닌 건 맞지?


웃음을 그친 그 아이는 저 먼 곳을 보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곳으로 걸어가더니

비 맞듯 온몸에 바닷물을 흠뻑 적시더니


바다속에 고요히 잠들었지

나를 보이지 않는 유령 취급하던

그 아이는 사라져 버렸



(민박집 마당에서 본 포항 바다 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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