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내가 주인이 되는 길

좀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자아로 우뚝 서기







독립 : 내가 주인이 되는 길


책을 써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독립이다. 독립이란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독립과 자유는 내 삶의 주요 키워드다. 오랜 시간 낮은 자존감으로 남의 눈치를 보며 타인의 기대에 덧대어 순응하며 살아온 나에게 독서와 글쓰기는 나를 해방해 주었다. 결혼 후 여자와 엄마 사이에서, 일터에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온전한 주체로 서 있지 못한 느낌을 받으며 헤맬 때 독서와 함께 글쓰기는 완전한 독립과 자유를 가져다주었다.


이는 내가 온전히 내 삶의 주체로, 주인이 되기 위해서 읽기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만의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남의 생각에 덧대어 더듬어 거리며 쓰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조악한 생각과 느낌을 천천히 찾아 나선다. 그렇게 조금씩 우리는 글을 쓰며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자아로 우뚝 서 간다. 그렇게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다면 해냈다는 성취감과 더불어 자존감은 한껏 상승한다. 힘들고 지난한 글 노동의 과정을 이겨내면서 내 시간과 몸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승리감을 안겨다 준다.


새벽 5시마다 <새벽몰입독서>라는 이름 아래 온라인 줌방을 열어드린다. 다섯 시가 되면 독서나 글쓰기 동기부여 문장을 읽어드린다. 이 글을 쓰는 날에 읽어드린 문장은 다음과 같다. “때때로 독서는 생각하지 않기 위한 기발한 수단이다.”라는 아서 헬프스의 문장이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독서하면 사고력이 발달하지 않는가? 생각하기 위해 독서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질문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물론 생각의 자극을 받는다. 그러나 책은 언제나 수단이다. 그저 읽기만 하는 사람은 저자가 던져주는 문제, 저자의 생각에 대해 그저 순응하는 자세이다. 우리는 거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 저자의 생각에 대해 충분히 머물고 나만의 생각을 이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서는 정말 생각하지 않기 위한 회피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럼 생각하기 위한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머물러야 한다. 머물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이다. 필사도 좋다. 처음에는 완성된 문장이 아니어도 나만의 생각을 덧붙인 간단한 기록도 좋다. 거기서 더 발전하여 완성된 글쓰기도 해 본다. 글쓰기 힘들다면, 책을 읽기 위해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것처럼 글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글을 쓰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먼저 내 목소리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내 목소리가 없다는 것, 내 이야기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것은 결국 타인의 목소리 타인의 이야기에 기대어서만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메시지와 타인의 삶에만 종속된 것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과정은 조금이라도 내 생각을 더듬어 가면서 나의 내면에 억눌려 있는 목소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토해내고 정리하여 타인에게서 독립해 가는 과정이다. 노예의 삶에서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한 꼭지 한 꼭지를 써 가며 책 한 권을 완성해 가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의 독립을 선포하는 책쓰기 여정이다.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라는 책에서 저자는 디지털 세상을 조금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빌 게이츠와 기술 자본가가 장악한 미래에 인류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런 양극화로 대부분의 사람은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으로 전락하여 새로운 제국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된다. 미래가 암울하다. 새로운 제국에 포함되는 사람들도 디지털 노예나 다름없을 것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많은 부분이 편해지겠지만 그 기술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는 커질 것이다. 그 새로운 제국에 들어서지 못한 사람은 디지털 노예로 살아갈 것이다. 디지털뿐 아니라 많은 부분이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 노예의 삶을 완전히 피하기 힘들다. 분별이 필요하다.

《아무튼 메모》의 저자는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때는 사회가 나를 제 맘대로 소유할 뻔했던 적이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사회가 그 일을 하고 만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내 생각의 자리를 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만다. 결국은 대다수의 시선에 의존적인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어쨌든 삶이 수동적이라면 능동성을 늘릴 필요가 있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이 사회와는 조금 다른 시간, 즉 고정관념, 효율성, 이해관계와 무관한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개인이 자기 자신으로 사는 사적 자유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사회가 힘이 셀수록 그저 흘러가는 대로, 되는 대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살아야 한다.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 존중을 높인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서 곁에 두기 때문이다.




《책쓰는 책》의 저자 김경윤은 보통 사람들이 글을 쓰고 책을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특별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고 써야 한다. 아니 역으로 보통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고 글로 쓸 수 있을 때 민주주의가 실현된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써야 한다. 당신의 역사는 당연히 당신이 써야 한다.


말의 영역에서도 불평등은 확인되지만, 글의 영역에서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특정한 사람만이 글을 읽고 더 소수의 사람만이 글을 쓴다면 글의 영역에서 민주주의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특정한 사람만이 글을 쓰고 소수의 사람만이 글을 읽는 사회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활발하게 글을 읽고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사회여야 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언어의 민주주의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 많은 부분이 민주화되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플랫폼에서 말과 글과 이미지로 자신의 목소리를 발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책보다 영상이 강한 시대이지만 그 영상의 기초도 글이다. 글이 전제되어야 한다. 영상이든 글이든 자신의 사유를 날카롭게 하고 전달할 메시지를 분명히 해야 영상으로 송출할 수 있다. 책쓰기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정확하게 하는 과정이다. 자신만의 사유와 철학을 탄탄히 세워가는 시간이다.


타인과 사회로부터 휘둘리고 상처받아 세상을 한탄하는 글이 아니라 존재와 생각이 단단한 각 사람이 공존하고 소통한다면 사회가 더욱 건강해지지 않을까.





논제 연구원 (1).png 또 다른 세계로 이어줄 책쓰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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