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막막한 날엔
노란색 색연필을 든 아침
필사를 위해 이주윤 작가의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을 펼쳤다. 책을 열자 내 시선을 사로잡은 문장이 있었다.
‘글쓰기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나를 위해 준비된 듯한 이 문장이 반가워 나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다. 밑줄을 긋기 위해 노란색 색연필을 손에 쥐었다. 마치 마음을 준비하는 예식처럼.
“원고를 쓰려 텅 빈 화면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머리마저 텅텅 비어버린 기분이 듭니다.”
글쓰기 고수가 쓴 이 고백에, 나는 마음속 깊이 놀랐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언제나 능숙해 보이는 사람도 글쓰기 앞에서는 흔들리는구나. 초보자인 내가 부담을 느끼는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글쓰기 준비운동이라는 따뜻한 조언
‘그다음엔 뭐가 나올까?’
두려움을 이겨내는 실질적인 방법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감으로 다음 글을 읽었다.
“이러한 두려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날이면 재미있는 책을 펼칩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 페이지가 가볍게 넘어가는 글을 읽으며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지요.”
단순한 팁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배려가 마음에 닿았다. 글쓰기에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다는 말. 가볍게, 편안하게, 즐겁게 시작하는 시간.
생각해 보니 나는 요즘 ‘재미있는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기억이 희미했다. 마음을 말랑하게 만드는 문장들을 떠올려보았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미소 짓는 내 얼굴이 문득 그려졌다.
멈춰도 괜찮다는 허락
막막해질 때면 무리하지 말고 쓸 수 있을 만큼만 써도 괜찮다고, 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쓰면 되고,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마침표를 찍게 될 거라고.
이 문장들이 내 마음을 툭툭 두드렸다.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조금씩 펴지는 것 같았다.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는 사실, 멈춰도 괜찮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았다.
펜을 든 나를 응원하며
스마트폰을 드는 대신 펜을 들었다. 필사를 하고, 내 마음의 조각들을 하나씩 써 내려가며 나는 지금, 내 안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글이 완벽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쓰고 있는 내가 참 괜찮아 보인다.
오늘 아침, 나를 다독이며 시작하는 이 조용한 시간을 사랑하게 된다. 글은 그렇게,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