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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May 04. 2022

나는 후쿠 선장이 되어간다

피터팬 증후군

이 글은 피터팬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피터팬은 마법의 소년이다. 자라지 않는 소년, 마법의 소년이다. 피터팬은 동화 속에서 산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마법을 사용한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밝게 빛나는 존재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피터팬은 마치 환상처럼 보인다. 


피터팬은 나이가 들지 않는다. 그와 대비되는 존재는 후크 선장이다. 누구도 후크 선장을 응원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후크 선장을 미워하며 혐오한다. 후크 선장의 외모는 괴팍하다. 한쪽 손은 날카로운 갈고리로 되어 있다. 짙은 수염과 다크서클은 잔인한 인상마저 심어준다. 


후크 선장의 웃음은 어딘가 모르게 기분 나쁘다. 그리고 언제나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누구도 후크 선장을 명예롭게 보지 않는다. 그런데 후크 선장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의 고약한 성격과 강인한 외모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바로 세상의 풍파에 정면으로 부딪혔기 때문이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누가 후크 선장이 되고 싶겠어?


후크 선장은 소년이 아니다. 그는 어른이다. 책임을 지고 세상과 맞서 싸우는 악역이다. 반면 피터팬은 선하다. 세상과 마주하지 않는다. 마법을 사용하면 그만이다. 나는 피터팬으로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됐다고 느끼게 되었고 후크 선장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나의 나약함은 어디서 나오는가? 문제를 회피하고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게으름은 어디서 나오는가?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다. 그리고 조던 피터슨 교수의 피터팬 이야기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마치 조던 피터슨 교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 넌 그저 애송이야."


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 친구들 또한 피터팬처럼 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살았던 것이다. 책임을 회피하고 즐거움과 쾌락만 좇는 생활의 끝은 비참할 것이라는 진리를 깨달은 날이었다. 나는 피터팬이었다. 그리고 나는 후크 선장이 되기 위해 각오를 다졌다. 


" 나는 이제부터 도망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대가로 많은 것을 잃었다. 후크 선장이 되는 일은 힘든 일이었다. 실패와 실연뿐 아니라 친구들마저 잃었다. 그 친구들은 피터팬을 벗어나려는 나의 몸부림을 어떻게는 저지하려고 발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큰 상처를 받았다. 


나는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과로로 인해 며칠을 앓아누운 적도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게임도 술도 모두 끊어냈다. 가끔 왜 이러고 사나 현타가 올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새기는 문장이 있다. 


" 40대에 비참하고 싶지 않다면 30대에 최선을 다 해라."



피터팬은 네버랜드의 왕이다


후크 선장은 트라우마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악당이 된다. 성질은 포악해진다. 소리를 지르며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다. 피터팬은 고생하는 후크 선장을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 저렇게 살고 싶지 않다." 피터팬은 자신의 청춘을 바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후크 선장이 사는 꼴을 보고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피터팬은 결국 네버랜드의 왕이 된다. 네버랜드는 잊혀진 소년들의 땅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네버랜드에서 왕이 되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진짜 여성과의 만남 또한 포기한다. 바로 웬디라는 여성이다. 


웬디는 보수적이며 런던에 사는 중산층 여성이다. 그녀는 런던에 살면서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평범한 여성이다. 피터팬은 매력적인 여성을 포기하고 네버랜드로 떠난다. 그리고 환상의 존재인 팅커벨로 만족한다. 진짜를 외면하고 환상을 쫒는 것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팅커벨은 마치 환상 같다. 네버랜드, 팅커벨 전부 상상 속 판타지이다. 대체품이며 진짜가 아니다. 성숙에는 이런 요소가 있다. 젊음의 잠재력을 희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실의 프레임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 삶을 희생하고 노력해야 한다. 이에 대해 수많은 피터팬들은 이렇게 외친다.


"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희생을 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성숙함을 피하고 당장의 고통을 회피한다면 고통은 더 쌓여만 간다. 마치 복리처럼 말이다. 고통은 결국 피터팬을 부술 것이다. 25살일 때는 바보여도 상관이 없다. 구직 시장에서 25살이면 봐준다. 그런데 30살이 되었다. 사회에서 30살에게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


20대 때는 어리바리해도 문제가 없다. 어리다는 이유 하나가 20대를 지켜준다. 하지만 30살이 되면 상황은 급변한다. " 도대체 20대 때 너 뭘 한 거야?"라는 평가가 쏟아진다. 20대를 허송세월로 보내면 30대가 되는 순간 비참해진다. 하지만 30대도 늦지 않았다. 30대에도 현실을 기피하고 성숙해지지 않는다면 40대는 더 비참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후크 선장이 되어간다


희생은 필연적이다. 뭔가 뚜렷한 목표가 없으면 그 무엇도 되지 못한다. 실습이라도 해야 된다. 뭐든지 해봐야 한다. 세상을 열고 그 속에 무엇이 있든 부딪혀야 한다. 만약 정말 괜찮은 배관공이 된다면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배관공을 넘어 좋은 고용주가 될 수 도 있다. 


사업도 하고 고용도 하면서 타인의 삶도 확장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기둥이 된다. 그 좁고 힘든 훈련의 관문만 통과한다면 더 많은 기회들을 고를 수 있게 된다. 




당신의 희생을 결정하세요. 희생을 안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당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희생 해야 합니다.
- 조던 피터슨 -





나는 지역사회나 타인의 삶에 공헌할 수 있는 진짜 후크 선장이 되고 싶다. 괴팍하고 성질이 고약한 후크 선장이 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냐고? 바로 여기 있다. 나는 30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0대가 되기 전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바로 진정한 후크 선장이 되는 것이다. 


트라우마에 괴로워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어른을 꿈꾼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성장하고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기둥이 되려고 한다. 나는 그렇게 후크 선장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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