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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Jul 22. 2022

글쓰기를 배우는데 100만 원을 써봤다

글쓰기를 잘하는 두 가지 비법

나는 100만 원이 넘는 돈을 글쓰기를 배우는데 썼다. 투자라 생각하고 아낌없이 온라인 강의와 책들을 구입하는데 썼다. 글쓰기는 어렵다. 그리고 복잡하다. 글쓰기를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글쓰기는 그렇게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천재 작가 스티븐 킹은 글쓰기를 작가와 독자가 나누는 정신 감응이라고 표현했다. 독자가 글을 읽는다면, 독자와 작가는 글을 통해 정신이 연결된다는 뜻이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당신과 나는 정신이 이어진다. 신기한 경험이지 않은가?


나는 글을 쓰고, 당신은 읽는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같은 것을 생각한다. 이것이 글쓰기의 매력이다.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지만, 글을 통해 같은 생각을 잠시나마 공유한다. 그래서 작가와 독자는 특별한 사이로 묶인다.


글은 영상 매체와 다르게 작가와 독자 간의 정신 감응이 생긴다. 왜일까? 글은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 번 예시를 들어보겠다.


비 오는 날, 나는 우산을 들고 처마 밑에 서있었다. 그 우산의 색은 검정이다. 나는 우산을 피고 비 오는 거리를 향해 천천히 걸어 나갔다. 습한 공기가 내 코를 통해 페까지 들락 걸린다. 땅에서 올라오는 비 냄새는 언제 맡아도 기분이 좋다. 간판에서 뿜어져 나오는 네온사인 불빛은 적적한 밤거리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나는 하염없이 비 오는 밤거리를 걸어 다녔다.



어떤가? 당신과 나는 같은 풍경을 보고 있는가? 아마도 당신과 나는 이 글을 통해 비슷한 상상을 했을 것이다. 또한 같은 감정을 공유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당신은 감성에 젖어 비 오는 밤거리를 걷는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다. 나도 내 모습을 상상하며 글을 썼다.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최적화된 이미지를 상상하게 만든다. 즉 한 문단의 짧은 글에도 무수히 많은 드라마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글을 쓸 때만큼은 현실의 괴로움을 싹 잊어먹는다. 나는 글쓰기 중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글을 쓸 때만큼은 걱정과 불안도 사라진다. 글쓰기를 배우는데 앞으로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부터 내가 돈을 써가며 배운 글쓰기 지식을 공유할 생각이다.



JdI 글쓰기


Jdi글쓰기는 Just do it (그냥 해) 글쓰기란 뜻이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쓰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커서만 깜빡거리는 공백의 모니터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뿐더러, 쓸 주제가 있어도 첫 문장은 어떻게 쓰며, 시작의 물꼬를 어떻게 트여야 할지 막막해한다.


나는 일단 아무거나 써본다. 시간이 지나면 2000 자에서 3000 자 정도의 칼럼이 완성된다. 나도 처음에는 힘들었다. 블로그에 500자 쓰는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제일 오래 걸린 건 5시간까지 걸러봤다. 하지만 지금은 2000 자를 가뿐히 30분 전후로 후딱 써버 린다. 퇴고의 과정까지 거치면 1시간은 걸리지만, 그래도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나는 왜 글을 쓰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 왜?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내린 결론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그냥이었다. 그냥 글을 쓰는 것이다. 나는 대단한 구루나 멘토도 아니고, 글을 통해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선도하려는 목적도 없었다. 나는 그냥 쓰고 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글쓰기에 열중하는데, 그럴듯한 이유가 없었다. 나는 놀라웠다. 그냥 쓰고 있는데, 어느새 출판 계약을 했고, 전자책도 쓰고 있으니 말이다.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면, 쓰는 것이 두려워진다. 사람은 두려워하는 일을 회피한다. 만약 글쓰기가 두렵다면, 먼저 글과 친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읽고 쓰는 것을 조금씩이라도 자주 한다면, 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지게 된다. 하루 30분 정도만 책 읽기를 하고, 짧은 글이라도 메모한다는 느낌으로 적어보자. 아무거나 적어도 좋다. 글은 가볍게 쓸수록 좋다. 습작 노트는 글쓰기의 기본이다. 아이디어를 메모하다 보면, 글에 대한 영감이 떠 오른다. 떠오른 영감과 소재로 글을 쓰다 보면, 뉴런이 불타면서 글이 봇물처럼 터진다. 글쓰기가 단련되면 순식간에 2천 자 정도는 후딱 쓸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시작하고 그냥 쓰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쓰고 

짧게 써라


글쓰기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쉽고 짧게 쓰는 것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 구조를 선택해야 된다. 세계적인 천재 작가들도 이 법칙을 지키며 글을 썼다. 단문으로 쓰는 대표적인 작가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이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글쓰기를 시도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그 시대에는 각종 미사여구와 어렵고 전문적인 단어들이 난무하는 조잡한 글이 대세였다. ( 그런 글을 읽을 때 뭔가 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시대와 맞지 않는 짧고 읽기 편한 글을 썼다. 그리고 그는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그의 글이 사랑받은 이유는 짧고 쉽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쉬운 글을 더 빨리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독자들은 쉬운 글을 좋아한다. 전문적인 글도 쉽게 쓰면 가치가 올라간다. 사실 글은 쉽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용어가 대중들도 알고 있을 거라는 착각 한다. 지식의 저주는 작가와 독자의 소통을 막는 가장 높은 벽이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면 작가가 먼저 그 벽을 부수어야 한다. 쉽게 쓰고, 짧게 써야 한다. 이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나는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고 나서, 필요 없는 단어나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는 전부 날려버린다. 그리고 예리한 칼로 조각상을 다듬듯이 글을 수정한다. 처음에는 2500자~ 3000자 정도 작성하는데, 퇴고의 과정에서 2000자 정도만 살아남는다. 글쓰기는 무조건 독자들을 위한 행위가 되어야 한다. 독자가 읽지 않으면, 글은 가치를 잃는다. 그래서 쉽게 써야 하는 것이다. 모든 글쓰기 스승들이 강조하고 반복하는 부분이 바로 쉽고 짧게 쓰는 것이었다. 이것만 지켜도 당신의 글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 쉽게 써라, 그리고 그냥 쓰면 된다. 당신의 글쓰기를 응원한다. 



나는 걸작을 한쪽씩 쓸 때마다 쓰레기 91쪽을 양산한다.
이런 쓰레기는 휴지통에 넣으려고 애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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