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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Jul 20. 2022

예민해서 우울한 걸까, 우울하니깐 예민한 걸까?

예민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네가 예민해서 그래..




내가 자주 듣던 말이다. 예민한 사람은 자주 우울감을 느낀다. 불편한 상황이 지속되면 급속도로 기분이 저하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감을 느낀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예민해서 우울한 걸까, 아니면 우울하니깐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당신은 예민한 사람인가? 만약 본인이 예민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예민한 게 맞다. 다만 자신이 예민한 사람인지 아닌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자신의 예민성을 판단하는 테스트가 있다. 


<예민함의 온도> 글토닥의 브런치 북 출처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글은 전무하다. 왜일까? 예민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다. 그리고 예민한 성향의 사람들이 잦은 우울감과 무기력을 느끼는 것을 많이 봤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예민해서

우울한 게 맞다


예민하기 때문에 우울할 가능성이 높다. 왜일까? 예민함은 외부 자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지만, 시끄럽고 힘든 노동을 하는 곳에서 많이 일해봤다. 내 성향상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었다. 당연하게도 그런 일은 오래 하지 못했다. 예민하다고 해서 일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나는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나에게는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다. 일 때문에 쏟아져 들어오는 외부 자극도 힘들었지만, 더불어 인간관계까지 나를 괴롭혔다. 직장 동료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상한 놈이었다. 직장동료나 선배가 아무런 의미 없이 내뱉는 말과 행동에도 과하게 반응했다. 


즉 혼자서 판단 내리고, 혼자서 상처받는 뻘 짓을 하고 다녔다. 그러니 일의 효율은 떨어지고, 스스로 힘들어서 아무 이유도 없이 직장을 그만둬버리는 것이다. 주변에서는 "갑자기 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사회 부적응자가 된 것 같아 우울감이 들었다. 이런 악순환은 한동안 지속됐다.



예민한 사람들은

환경 설정이 중요하다


예민한 성향이라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좋다. 큰소리가 나지 않고 조용한 환경에서 예측 가능한 일을 해야 한다. 이런 일에서 예민한 사람들은 진정한 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면 번역가, 작가, 크리에이터, 예술가, 프리랜서 등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면 된다. 이는 모두 혼자서 일을 하거나, 비대면으로 협력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일들이다. 


나는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 주변에 출판 계약 소식을 알리자 대부분의 반응은 이러했다. 


" 글 쓸 시간이 있었어?"


맞다. 누가 보기에도 나는 글 쓸 시간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나는 개인적인 욕망을 포기하고 글 쓰는데만 시간을 썼다는 것이다. 모임에 나가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이성을 만나서 즐겁게 술을 마시거나, 게임도 하지 않았다. 일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는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에만 집중했다. 가끔은 부모님조차 " 안 힘들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고통스럽다. 그런데 나는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가고 있다.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을 찾은 것이다. 나는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글이라면 자신 있게 쓸 수 있다. 작가가 되고 싶었고, 그 꿈을 이루어 내겠다는 열망도 있다. 앞으로도 나는 글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다. 글쓰기만큼 의미가 있으면서도 나와 딱 맞는 일도 없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를 사랑하게 되었다. 


글쓰기는 예민한 사람들에게 딱 맞는 일이다. 조용한 환경에서 해야 되며, 예측 가능하다. 불필요한 자극 또한 없다. 빈 백지와 펜만 있다면, 새로운 세계가 창조된다. 예민한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다르다. 그래서 불편한 게 많을지도 모른다. 이런 불편함과 고통스러운 경험을 글로써 풀어내면, 나름 좋은 작품이 탄생한다. 


당신이 예민하여 고통스럽고 우울하다면,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즉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분명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을 찾아낼 수 있다. 특히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스트레스를 덜 받고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성향상 고통과 불안을 자주 느낀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는 곧 신체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온몸에 염증이 난다거나, 피부병, 허리 통증, 두통 등 다양한 병에 시달린다. 오래 살고 싶다면, 예민한 사람은 반드시 천직을 찾아야 한다. 나 또한 천직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 



예민함을

이용하는 법


나의 친형은 예민함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즉 형과 나의 성격은 양극단에 서있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반대이다. 형은 무던함을 넘어서 무심함에 가까운 사람이다. 형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 뭐? 뭐야. 그게 뭔데? 몰라."이다. 놀랍게도 나의 친형은 매우 성공했다. 나는 형의 무던한 성격이 중요한 성공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분명 형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형은 특유의 여유와 무던함으로 적조차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형의 영업 능력은 정말 배우고 싶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래서 형은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성공을 했다. 현재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높은 사회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형이 자랑스럽지만, 왜 나는 형처럼 하지 못할까 비교하며 괴로울 때도 많았다. 


다만 신께서 나에게 예민함을 주신 이유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다. 형의 무기는 능글맞은 성격과 잘생긴 외모였다. 잘생기고 말까지 잘했다. 잘생긴 사람이 싹싹하게 말도 잘하니, 고객분들이 형을 신뢰했다. 나의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예민함이었다. 나는 예민함을 갈고닦아 글쓰기에 활용했다. 내가 형보다 잘하는 것은, 예리함을 무기로 한 글쓰기였다. 형과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나는 세상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흡수하려고 애쓴다. 예민함은 이것을 돕는다.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는 것은 흡수가 빠르다는 뜻도 된다. 나를 내려놓고 타인에게 관심을 돌리자 이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진심 어린 마음과 예민함이 결합되자, 마구마구 글감이 쏟아졌다. 예민한 센서를 이용해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세상에 뿌리자고 마음먹었다. 


예민한 사람들은 오갈 데가 없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 다만 이해받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기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신을 이해했다면, 그 예민함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당신의 예민함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글이나 영상, 또는 작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신은 불편하기만 한 예민함을 왜 당신과 나에게 주신 걸까?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예민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세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표현하는 것은 예민한 사람들만의 특권이다. 예민한 사람이 마음먹고 자신의 표현력을 단련한다면, 아름다움을 넘어 경이로운 마음까지 들게 하는 작품이 탄생한다. 당신이 예민하다면 이를 사용해 사람들을 즐겁게 하거나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예민함을 가지고 태어난 이유이자, 선행을 베풀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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