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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Dec 05. 2022

쉬운 독서는 알코올 중독과 같다

독서의 삼위일체

독서 그 자체를 무작정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 중에 한 명이었다. 그러나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 알코올 중독자와 비슷해진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일까? 우리는 흔히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고만 막연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자. 나는 독서 행위 자체를 손가락질할 생각이 없다. 그저 독서도 중독되며, 알코올 중독과 비슷한 특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한 때 책 읽기에 인생을 바친 적이 있었다. 시궁창 같은 인생을 바꾸기 위해 독서를 선택한 것이다. 한 두권 읽어나갈 때마다 자신감과 활력이 생겼다. 특히 자기 계발서는 나에게 빛과 같았다. 미국의 유명한 자기 계발가들이 쓴 책들은 전부 읽어본 것 같다. 스티븐 코비, 나폴레온 힐, 조셉 머피, 론다 번, 하브 애커, 엠제이 드마코, 팀 페리스 등 수 없이 많은 저자들의 책들을 읽었다.


그러나 내 삶에는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시궁창이었고 늪이었다. 이상했다. 나는 분명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똑같은 일상을 반복할 뿐이었다. 무언가 잘못됐지만 나는 고개를 세게 저으며, 현실을 부정했다. 그럴수록 독서 행위 그 자체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책을 많이 읽으면, 분명 어떤 변화가 생길 거야! "


그러나 책에 대한 믿음은 배신으로 번져갔다. 나는 여전히 바보였고, 아무것도 못하는 애송이 신세였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깨달았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나의 현실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쉬운 독서는 알코올 중독처럼

달콤하다


나는 책만 읽는 바보였다. 그러니깐 책만 읽어서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1년 전에 책을 읽고 블로그에 서평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서 독후감을 쓰려고 하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엄청 당황스러웠다. 나는 다시 책을 들춰보고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심할 때는 10번 정도를 다시 들춰보는 것을 반복했다.


" 아.... 이럴 수가. 왜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


나는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독후감을 쓰려고 하니깐 아무것도 쓸 수 없었던 것이다. 독후감을 쓰려고 하니 그 전처럼 책을 많이 읽을 수 없었다. 과거에는 책을 읽을 때 즐거웠다. 한마디로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뽕이 차 올랐다. 그러나 독후감을 써야 되자 힘든 작업이 되어갔다. 나는 더 이상 책을 즐겁게만 읽을 수 없게 되었다.


단순한 독서는 알코올 중독처럼 달콤했지만, 어떠한 생산성도 없었다. 즉 책만 읽으면, 아무 소용도 없었다는 뜻이다. 차라리 술자리에 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 생산적이었다. 나는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책을 읽었고 실패했다. 그러나 책 읽기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나는 분명 책 속에 답이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책을 읽는 것보다

중요한 것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책을 읽고 무엇을 깨달았는지 정리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책을 읽고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반드시 갖는다. 그리고 좀 특이한 방식으로 책을 읽는데, 그 방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나는 시간을 정해두고 책을 읽는다. 30분의 타이머를 맞추고 읽는 것이다. 그러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중간에 멈추고 글을  쓸 때가 많다.



영감이 떠오르면, 책 읽기보다 우선하는 행동이 바로 글쓰기이다. 내 브런치에 있는 글들은 책을 읽다가 중간에 쓴 글들이 많다. 그러니깐 책을 읽다가 반드시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나만의 방식으로 기록하거나 정리를 해야 된다는 뜻이다. 책 읽기를 포기하더라도 말이다.



천천히 읽는 즐거움


나는 1년에 100권 읽기, 한 달에 30권 읽기 같은 독서 프로젝트는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고? 책 읽기는 도전이 아니라 생활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천재가 되거나 똑똑해지지 않는다. 책 읽기와 글쓰기가 병행되어야 성과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하나를 더 추가해야만 완벽한 독서가 완성된다.



바로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해보는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 실천하기는 삼위일체로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

* 삼위일체 ((세 가지의 것이 하나의 목적을 위하여 통합되는 일.)) - 출처 네이버 백과



독서와 글쓰기 후에 배운 것을 적응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이것은 삼위일체임으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독서와 글쓰기, 실천하기의 3단계를 완성해야 한다. 독서 후에 글쓰기, 실천 단계까지 가려면, 죽어도 책을 많이 읽을 수가 없다. 즉 한 달에 30권이나 읽었다는 것은 안 읽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뜻이다.



글자를 전부 외우는 천재라도 실전에서 써보지 않는다면, 책은 무용지물이 된다. 책을 읽는 행위와 그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책을 읽고서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현실에 적용해보는 것이 읽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 과정 속에서 콘텐츠( 블로그 포스팅 )라는 부산물이 만들어진다.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딩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면서 점차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책은 많이 읽는 것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 것이 훨씬 좋다. 차라리 검증되고 질이 좋은 책 몇 권을 1년 내내 읽어보자. 읽고 난 후에 사색하고 실천하면서 성장하려고 노력해보자. 독서가 더 이상 즐거운 취미가 될 수는 없겠지만, 당신의 성장을 도울 완벽한 조력자나 멘토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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