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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Dec 30. 2022

종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

전자책, 오디오북과는 차원이 다른


2500년 가까이 어마어마한 세월 동안 우리 곁을 지켜주는 존재가 있었다. 힘들고 지칠 때, 성장하려고 할 때마다 손을 내민 존재는 무엇일까? 바로 '책'이다. 책은 인류가 발명한 도구 중에 가장 혁명적이다. 뇌 속에 저장되어 있던 지식과 정보를 외부에 기록하는 순간, 인류는 진보하기 시작했다. 교육이 발달하고 지식과 정보가 연결되었으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한 사람의 지식이 또 한 사람에게 연결되고 새로운 지식이 탄생했다. 이는 폭발적인 발전을 거듭해 거대 지능을 만들어냈고 집단 지성이 탄생했다. 책을 통해 사람은 거대한 힘을 얻게 되었다. 원시적인 파피루스에서 금속 활자를 통한 종이 인쇄로 발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와 지혜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보존되어 있다.


종이와 파피루스에 기록된 콘텐츠는 누적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만약 알렉산더 대왕이 만든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불에 타 소실되지 않았다면,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는 좀 더 진보한 문명을 누렸을 거라는 뜻이다. 모든 지식인들이 이를 안타까워한다.


대도서관 상상도


종이책만이 가진 

2가지 장점


전자책, 오디오북은 편의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기계와 전기의 필수성이다. 전자책은 전기나 기기가 없으면 읽을 수 없다. 리더기나 핸드폰이 필요하고 충전도 해야 된다. 오디오북도 마찬가지다. 그에 비해 종이책은 문명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원시적인 형태로 조건 없이 읽을 수 있다.   



1. 종이책은 기술의 변화와 관련 없이 정보를 저장한다  (원시성)



종이책은 현대문명의 기술이 사라진다 해도 수천 년 동안 거든하다. 이는 원시적인 형태의 기록물이 중요한 이유이다. 국립도서관이 기술 진보와 상관 없이 출판한 책들을 전부 모아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어떤 재앙으로 인해 문명이 무너진다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 전자 데이터이다. 


인터넷에 저장된 콘텐츠는 서버를 필요로 한다. 서버는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종이책은 3차원의 물리공간만 있다면, 제약 없이 보존이 가능하다. 웬만한 재앙에도 끄떡 없다. 그래서 수천 년 동안 인류의 보고이자 지식을 책이라는 형태로 보존할 수 있었다.  


특히 조선은 기록의 나라였다. 조선은 수많은 침략을 당하고 망할 때까지 기록을 멈추지 않았다. 그 유구한 역사를 기록한 콘텐츠가 바로 '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실록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기록을 자랑한다. 그리고 조선이 망해도 명맥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파생시키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란 ' 드라마' , '영화' , '만화' 같은 문화 콘텐츠이다. 



2. 사고의 확장성 ( 효율성 )


종이책은 사고를 확장시킨다. 왜 그럴까? 메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종이책은 전자책과는 다르게 밑줄과 형광펜을 사용할 수 있고 메모를 적을 수 있다. 이는 마치 저자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종이책을 잘 읽으려면, 반드시 펜을 들고 있어야 한다.


나는 책을 읽다가 동의하는 문장을 만나면, 고개를 끄덕이고 밑줄을 친다. 동의할 수 없다면, 반론을 옆에 적는다. 또한 책의 중요 핵심을 간단하게나마 요약한다. 이런 식으로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책을 빠르게 읽는데 집착할 것이 아니라,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계관이다. 그 세계는 작가가 일생동안 느껴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창조됐다. 좋은 책이란 바로 저자의 피와 땀 그리고 삶이 묻어 나오는 책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저자가 깊게 생각하고 고통스럽게 얻어낸 경험과 지식을 담은 책은 가치가 있다. 이런 책을 무슨 챌린지를 한답시고 대충 읽는 것은 모독에 가깝다. 그렇기에 책 읽는 권수에는 집작 하지 말자.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음미하면서 읽자. 



종이책이 매력적인 이유


나는 책을 사서 읽는다. 그리고 지저분하게 막 다룬다. 그래야 저자와 허심탄회하게 만난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거칠게 읽은 책은 조던 피터슨 교수님의 " 12가지 인생의 법칙 "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현재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파손됐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책은 매우 소중한 책이다. 새책을 준다 하더라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너덜너덜해진 책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 너덜너덜 해진 책을 문득 보게 되면, 그때 받았던 전율과 깨달음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멍해질 때가 있다. " 와 말도 안 된다." 이런 말을 혼자서 내뱉는다. 흥분을 감출 수 없어 미친놈처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거실을 왔다 갔다 한 적도 있었다. 저자의 가르침을 곱씹어 보기 위한 나만의 행동이다. 


지저분한 종이책은 나의 감정과 역사가 저장된 또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 좋은 책을 만나게 되면, 그 책은 나만의 역사가 된다. 종이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저자와 독자가 연결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책에 메모를 적고 밑줄을 치게 되면, 당신만의 책이 된다. 그 책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당신만의 책이다.




내가 꿈꾸는 미래


나는 책을 읽고 나서 또는 중간에 글을 쓴다. 내가 책을 읽다가 쓴 글들은 어찌 보면, 저자와의 대담에 가깝다. 저자의 생각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필체도 비슷해진다. 내가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면, 소름이 돋을 때가 많다.


" 내가 쓴 거라고?"


나의 글이 낯설게 느껴진다. 이는 저자의 글이 나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증거이다. 그렇기에 나는 책을 사랑한다. 타인의 세계가 나에게로 넘어오고 새롭게 글이라는 형태로 창조된다. 이는 신선하고 흥분되는 경험이 아니겠는가?  


책을 만들려면 나무 펄프를 가공해야 한다. 또한 바인딩해서 책이 되는 과정을 거친다. 거대한 책장과 도서관은 마치 지식의 숲 같다. 3차원에 공간에 진열되어 있는 책은 매력적이다. 직관적이며, 인간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는 분명 인류 유전자에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각인된 것이 틀림이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책을 사랑할 이유가 없다.  



나 또한 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꿈이 있다. 지역 공동체를 위한 작은 서점을 만드는 것이다. 포근하고 아늑한 서재를 구현하는 것이다. 사람과 정보를 연결하는 동네 서점을 만들고 싶다. 지식과 사람을 연결하는 작은 사랑방을 구현하는 게 꿈이다. 


나는 작가가 되는 꿈도 있다. 그 꿈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책을 쓰고 책을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자가 되려고 한다. 멋진 꿈이지 않은가? 나는 책을 통해 타인과 연결되고 싶으며, 오지랖을 부리고 싶다. 이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가? 오늘 한 번 서점에 가보자. 그리고 당신이 마음에 드는 책을 집어 들어 읽어보자. 분명 기분 좋은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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