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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는 이유

by 글토닥
운명은 자기를 받아들이는
사람을 인도하고
자기를 거부하는
사람을 질질 끌고 간다

- 세네카




기원전 4세기, 부유한 도시 국가 키티온에 제논이라는 젊은이가 살았다. 그는 매우 부유하고 성공한 상인이었다. 그의 배는 페니키아에서 생산된 값비싼 염료와 귀한 상품들을 싣고 지중해를 누볐다. 제논의 미래는 순탄하고 끝없이 넓은 대양처럼 밝았다. 그러나 제논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사건이 터진다.



어느 날이었다. 제논은 평소처럼 막대한 부를 안겨줄 상품을 싣고 세계의 중심지인 아테네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야망은 배가 아티카 해안에 가까워졌을 때, 좌절되고 만다. 지중해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거대한 폭풍우를 일으켰고, 제논의 배를 파괴한 것이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집채만 한 파도가 제논의 배를 집어삼켰다. 결국 제논의 배는 암초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동시에 값비싼 교역품들은 아테네의 차가운 바닷속에 잠들고 말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제논은 간신히 목숨만은 건졌다. 그러나 이 사고로 인해 제논은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어 버렸다.



그는 모든 걸 잃어버린 채 처량한 꼴을 하고 아테네 해변으로 쓸려왔다. 보통 사람이라면, 스스로의 불운을 저주하고, 모든 것을 포기했으리라. 그러나 제논은 달랐다. 그는 거대한 불행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담담하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운명의 여신이 나에게 더 가벼운 짐을 지고 철학을 하라고 명령하는구나 "



폭풍우에 모든 재산을 잃은 제논은 그동안 관심 있어했던, 철학을 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물질의 속박에서 벗어난 제논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났다. 그 이후 제논은 크라테스의 제자가 되어 철학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가 바로 에픽테토스,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같은 위대한 철학자들의 따르는 스토아학파를 창시한 인물이다.



제논은 모든 재산을 잃은 난파선 사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나는 난파선 덕분에 아주 호사스러운 여행을 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저주한다. " 왜 이렇게 나는 힘들까? " " 왜 나는 외로울까? " " 왜 나는 빈곤할까? " " 왜 이렇게 일이 안 풀리까? " 그러나 수천 년 전 지혜로운 현자들은 다르게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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