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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이 '호구'가 되는 이유

by 글토닥


" 당신 자신을 '당신이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

- 조던 피터슨 (Jordan B. Peterson, 임상심리학자)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사람들은 다정함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착하고 정의로우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타인에게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현실은 잔혹하다. 다정함은 회의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몇몇의 무례한 사람이 다정함을 약한 것으로 보거나, 함부로 하거나,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혼란을 겪는다. " 다정함이 정말 내 인생에 도움이 될까? "라는 의구심이 쌓이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보면 다정함은 손해가 맞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다정함은 결국 나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된다.



다정함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우리가 점검해야 할 부분은 다정함이 흐르는 순서와 방향이다. 즉 우선되어야 할 것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임을 명심해야 된다. 먼저 스스로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다정함을 '약점'으로 여기는 무례한 사람들이 도처에 깔려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사람들 앞에서, 착한 사람들은 당하기만 한다. 유독 " 인복이 없다. "라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들이 이런 유형에 해당된다.



타인을 배려하느라 정작 스스로는 잘 챙기지 않는 것이다. "다정하게 살아서 뭐 하나, 나만 손해인데"라는 회의감이 밀려오는 것이다.



결국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차가운 이기주의자가 되어야 할까? 아니다. 다정함의 순서가 잘못되었을 뿐이다. 타인에게 다정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태도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이는 지속 불가능한 전략이다.



타인에게 진정으로 다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면의 잔이 채워져야 비로소 넘치는 물을 타인에게 나눠줄 수 있는 법이다.




왜 자신에게 엄격할수록 무너지는가?


많은 사람들이 성공과 성장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이 정도는 참아야지", "더 노력해야지"라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른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비판은 장기적으로 뇌의 '투쟁-도피 반응'을 자극한다. 그래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높인다.



내 마음이 지옥인데 겉으로만 웃는 것은 일종의 강도 높은 감정 노동이다. 이는 결국 번아웃 증후군으로 이어진다. 한국 직장인의 약 70%가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스스로를 혹사시키며 '사회적 기준'에 맞추려 아둥바둥하는지 잘 보여주는 지표이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다정함은 모래 위에 지은 성과 같다. 타인의 작은 비난에도 쉽게 무너지고, 결국 타인을 원망하게 되는 악순환을 낳게 될 뿐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다정한 것을 '나태함'이나 '자기 합리화'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에게 다정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자기 자신과 남에게 다정한 사람은 회복 탄력성이 높다. 실패했을 때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위로하기 때문에 다시 도전할 용기를 더 빨리 얻는다.



메타 인지가 높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끌어안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타인의 실수에도 진심으로 관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안과 우울이 낮다. 자신을 적으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기 쉽다.




스스로에게 다정해지는 법 3가지


그렇다면 당장 오늘부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스스로 다정해지는 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내 안의 비평가에게 압도되지 말고, 자신에 대해 너그럽게 생각하라. 누구나 살면서 체면 구기는 날은 반드시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무력하게 당할 수도 있다.



나와 무관하게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에 대해서 "넌 왜 이 모양이니?"라고 말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리고 마치 가장 친한 친구가 실수했을 때처럼 말해주어야 한다.



"그럴 수도 있어. 충분히 노력했잖아. 다음엔 더 잘하면 돼."라고 스스로를 변호해야 한다. 언어를 바꾸면 사고가 변하고, 사고가 변하면 감정이 변한다.



둘째,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하라.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내가 원하지 않는 부탁, 내 에너지를 갉아먹는 관계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타인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는 숭고한 행위이다. 나의 경계선을 명확히 할 때, 사람들은 오히려 나를 존중하게 된다.



셋째,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라. 이 시간은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 된다. 하루 10분이라도,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도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온전히 쉬어야 한다. 또는 나를 위한 투자를 해야 된다. 이는 시간 낭비가 아니라 고갈된 배터리를 충전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스스로에게 휴식을 허락하는 것이 다정함의 시작이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아도 괜찮다.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당신의 가치는 애초에 주관적인 개념으로 수치화할 수 없다. 따라서 나 자신에게 먼저 다정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 나 '라는 존재가 없다면, 그 어떤 부귀영화, 사회적 명예, 지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심리학적, 과학적 사례를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는 직감적으로 나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나 자신에게 먼저 다정하고, 남은 여력이 있다면, 그때 타인에게도 다정하게 대하면 된다.



다시 우리가 의문을 가졌던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 다정함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될까? " 답은 "그렇다."이다. 단, 그 다정함의 첫 번째 대상이 '나 자신'일 때만 그렇다. 또한 스스로를 귀하게 대접하는 사람은 타인도 귀중하게 대한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면, 타인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인성과 품격이 저절로 생긴다.



그 단단한 자존감 위에서 베푸는 친절이야말로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드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오늘 당장 스스로에게 말해주길 바란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극단적인 이타주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정함은 약함이 아니다. 타인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은 자신의 짐(인생의 고통)을 짊어지고 똑바로 선 사람이다. 자신을 학대하며 남의 비위를 맞추는 '가짜 다정함'을 멈춰야 한다. 그 대신, 자신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존재', '보살핌을 받아야 할 고귀한 존재'로 대우하라.



당신이 스스로를 바로 세울 때, 당신은 비로소 타인에게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 그것이 당신이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다정함이자, 당신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 당장 거울을 보고, 어깨를 펴라. 그리고 당신의 삶을 전적으로 책임져라.



명심하자. 당신의 삶은 남을 위한 조연이나 들러리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영화의 빛나는 주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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