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에 마음이 닿기를

by 형통한

10월 연휴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같아 다시 돌아왔습니다.

가을 방학이라 이름을 붙여도 될 정도의 긴 연휴였죠. 다신 없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 좋으면서도

한 켠에 불편함은 계속 있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일 관련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보름달을 찾아 아이와 산책을 하며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보름달을 찾다보니 빽빽한 아파트가 계속 보여

그냥 무심결에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아파트가 좋은지 주택이 좋은지를요.

주택이 좋다길래. 그럼 엄마아빠도 나중에 왕할머니(증조할머니)처럼 주택에 살까? 하고 물었더니

그럼 좋겠다며 가끔씩 들르겠다는 유치원생의 말이 어찌나 귀여웠는지 모릅니다.

자기 남편과 아이를 낳아 데려가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엄마는 지금 나이 멈춰있는거지? 라고 확인하는 것이

아마도 할머니가 되는 엄마를 상상하긴 싫었나봅니다. 할머니가 되고나면 하늘나라에 간다는 것을

요즘 많이 얘기하더니 그런 걱정이 되었나봅니다.


기약할 수 없는 날이 최대한 멀리 있기를. 우리가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기를.

혹시나 당겨질지 모를 그 날에 모두가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하루하루 행복하기를.


그리고는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포기가 아닌 용기이기를. 행복에 또 다른 방법이기를 보름달에 빌며 눈물을 훔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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