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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가 조상연 Sep 19. 2022

글을 쓸 때 기본 습관으로 가져야 하는 필사, 이유는?

독자의 시선, 저자의 시선, 창작자의 시선




 저는 독서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필사를 했습니다. 글쓰기를 위해서 필사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단순히 기록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게 많이 하지도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자기 계발서에서 필사가 좋다는 식으로 말하니까 단순히 몇 번 따라 해 본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글쓰기를 공부하고 나서 필사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실천해보니 효과도 좋았습니다.


 필사는 베껴 쓰는 일을 말합니다.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혹은 독서모임을 찾아본 사람이라면 《논어》를 필사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성경》을 필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블로그에 기록하는 사람들을 보면 더 많은 것을 기억하기 위해 발췌하는 사람들도 많죠. 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가려내는 것을 발췌라고 하는데, 발췌한 내용들을 필사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필사의 장점 3가지


 그렇다면 어떤 장점이 있길래 필사를 하는 것일까요? 제가 가장 먼저 효과를 느낀 것은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전 브런치 북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집중력이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책을 읽기로 결심했는데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리면 저는 바로 화면을 쳐다봤습니다. 스마트폰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책을 읽으려고 해도 글자가 잘 안 읽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집중력을 올리는 데에는 몇 가지 방법이 효과가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는 필사였습니다.


 필사를 할 때 집중력이 올라가는 이유는 손을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손을 활용하면 뇌에 많은 자극이 간다는 사실은 이전에 말씀드렸죠.(필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리고 필사를 하기 위해선 연필을 잡거나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기 때문에 손으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잡생각이 들어서 다른 행동을 하려고 해도 손이 글자를 쓰고 있으니 다시 책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중력이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머리와 손이 함께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필사의 장점은 문장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멋진 글도 나오지만 멋이 없는 글도 나옵니다. 일단 글을 다 쓰고 퇴고할 때 수정을 해도 됩니다만 아이디어가 너무 안 떠오르거나 계속해서 멋없는 글만 나올 때는 필사가 도움이 됩니다. 기존에 잘 쓰인 문장들,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문장들이 담긴 책을 필사하면서 문장 연습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 장점은 진정으로 작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이나 주장, 감정 등 작가가 책에서 표현한 것들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작가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필사를 한다면 그냥 눈으로 읽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전을 필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잘 가실 겁니다. 고전은 수십 년 또는 수백, 수천 년 전에 쓰인 책입니다. 수준이 높은 책이라는 의미인데 그 책을 쓴 사람들은 정말 많은 공부를 하고,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생각을 하면서 고전을 썼을 것입니다. 그런 작품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선 천천히 접근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눈으로 읽는 속도보다는 필사를 하는 속도가 느립니다. 생각하는 속도보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속도도 느리죠. 그렇게 느리게, 천천히 필사를 하는 과정에서 다시 천천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빨리 읽어버려야 할 문장들도 있지만 천천히 읽으면서 깊이 생각해야 할 문장들도 있습니다. 그런 문장들을 필사한다면 저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고 저자의 수준으로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필사하는 방법은?


필사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쪼갠다면 더 많은 방법이 나올 수 있지만 크게 나눴을 때는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 전체를 필사하는 방법

자신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을 필사하는 방법


 첫 번째 방법인 전체를 필사하는 방법은 글 구조를 파악할 때 좋습니다. (글쓰기의 실력을 올리는 관점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모르겠을 때, 어떻게 글을 시작하거나 끝낼지 모르겠을 때 글 전체를 통으로 필사하다 보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자신의 글을 조금 더 보충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됩니다. 글을 완성했는데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나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겠을 때 비슷한 주제의 글을 필사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에 독서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표시해놓고 필사를 한다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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