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지금 내 모습을 바꾸고 싶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봤다. 원한다는 것은 내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다. 바꾸고 싶다는 것도 비슷하다. 기존에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렇다면 기존에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에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체크해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시간을 쓰고 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맞다. 책에서 말하는 것이 맞는 말이었다. 그럼 나는 지금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 거지? 어제 했던 일을 먼저 떠올려봤다. 바로 어제 일인데 뭘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냥 똑같은 생활 하고 있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식으로는 나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도 분석할 수 없다. 계획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방법 중 1시간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계획을 세워보라는 주장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3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사용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Time Blocking 기법이라고 하는데 참 대단한 사람이다. 무슨 시간을 30분씩이나 쪼개서 관리하나?
나에게는 힘든 방법이었지만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해서 적용하면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대신 30분은 말고 1시간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몇 번쯤은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한 뒤에 실천해 보기로 결심했다.
어제 무엇을 했는지 1시간 간격으로 적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오늘은 적어볼 수 있다. 학교 수업. 과제. 점심. 동아리방 잠깐 들렀다가 다시 수업. 오늘은 약속이 없으니 집 가는 버스를 타면 퇴근길이라서 막히니 1시간. 집 가서 밥 먹고 피파(게임) 좀 했더니 1시간. 독서한다고 했지만 1시간까지는 아니었고 가족들이랑 이야기 좀 하면 하루가 끝난다.
새롭게 나를 바꾼다고 결심하고 실천한다고 했는데 책 좀 읽는 것이 전부였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알아보는 시간도 없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배운 시간도 없었다. 물론 하루하루 새로운 이벤트가 있는 건 특이한 일이지만 그래도 그 시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도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엄청난 깨달음과 충격이었다. 이래서는 나를 바꿀 수 없었다.
무엇을 했는지 시간 분석을 하는 것이 간단한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이것마저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깨달은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새로운 일들을 하지 않았다는 것. 이래서 도대체 무슨 인생을 바꾼다는 거지?
책 몇 권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었고, 많이 읽기만 한다고 해서도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실제로 실천하는 것도 아니었다. 처참한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희망도 보이는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 어떤 생활을 할까? 그다음으로 넘어가 보자. 내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