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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마스테 Jul 30. 2020

비주류책에 관심이 있다면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

정희진 선생의 책은 3번째다. 작가는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 앤드루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 톨스토이의 <세 가지 물음>등 79권의 책을 통해서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다.  읽고 싶은 책이 많아지는 것은 행복한 고민이다.


한 문장을 읽고 두 번을 숨 쉬면서 더듬더듬 읽는다. 가독성이 좋지 않아도 내가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깊이 있는 통찰력과 지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어렴풋한 글들이 있어 나의 무지를 깨닫는다. 사고를 깊게 해 준다. 79권의 책들은 대부분 들어보지 못한 비주류의 책을 선정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라는 이성복의 시를 읽고 싶어진다. 라몬 삼페드로의 <죽음은 내게 주어진 마지막 자유였다>를 읽고 안락사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 작가의 인간 본질적인 윤리를 생각해 보고 싶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의 삶이 우리에게 묻는 질문에 대답하려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싶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몇 권 골라서 저자의 책과 같이 읽어도 참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접하는 책들은 주류 (서양, 남성, 중산층, 좋은 학벌) 사회의 책들을 접한다. 약자와 타자의 세계를 이해하기 힘든 이유이다. 획일적인 시각을 벗어나기 위해 작가는 비주류의 책을 지향하는 점이 좋다. 작가는 '모난 돌을 둥근 돌로 만드는 대열에 동참하고 싶지 않다'(21쪽)라고 하는 부분은 여러 면에서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가부장적 사회와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대한 비판의 글, 기성 정치인에 대한 혐오를 담은 글을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그녀의 발언이 시원하다.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 질문이 없을 때 남들이 다 읽는 글을 따라서 읽는다.  


프롤로그와 이렇게 잘 써버리면 본문조차 읽기가 어렵다. 모든 문장이 빼어나다. 어렵지만 가슴을 죄는 문장들이 즐비하다.  


작가는 책을 읽을 때 '이렇게 읽어라'라고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보여준다. 그게 좋다.  작가에게 책 읽기는 '읽기 치료'라고 하는 말을 내 것으로 삼고 싶다.  여성학자이기도 한 작가를 통해 여성학이 상당히 포괄적인 학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성학은 프로이트주의와 마르크스주의를 두 기둥으로 삼고 생물학, 문학, 인류학, 지리학, 역사학, 의학 등 망라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 (36쪽)


성숙하지 못한 독자의 사례를 지적해서 나를 긴장하게 하는 문장들도 있었다. '가장 문제적인 독자는 '남 얘기'로 치부하고 안도하면서 타인(작가)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유형이다' (109쪽)   


'경쟁 사회에 국한하면 인간이 행복해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욕망을 다루는 도인이 되거나 욕망을 달성하거나.' (209쪽)  


에필로그에서는 <다르게 읽기와 '독후감 쓰는 법'>에 대한 글의 일부분이다. '책은 나를 이룬다, 독서는 내 몸 전체가 책을 통과하는 것이다. 몸이 슬픔에 잠긴다. 기쁨에 넘친다, 감동에 넋을 잃는다. 텍스트 이전의 내가 있고, 이후의 내가 있다. 그래서 독후의 감 (感)이다.'



내가 읽고 싶은 책들 몇몇권은 '기존의 관습과 규범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고 독서해야겠다.


<추천>

기존관습과 규범에 도전하는 책을 읽고 싶은 분

베스트셀러 도서에 한발짝 떨어지고 싶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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