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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마스테 Jul 30. 2020

왜 읽고 써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고미숙

고미숙 작가를 처음 만난 책은 <생각 수업>이라는 책에서 '나는 내 사람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글을 읽었을 때였다. 고전평론가인 고미숙 선생은 동양사상과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인간과 우주에 대한 관점을 생각하게 했다. 글이 흡입력이 있었고 인상적이었다.  따끈따끈한 신간인 작가의 책을 보자마자 바로 집어 들었다.


이 책은 글쓰기의 존재론에 관한 1부 이론 편과 2부 실전 편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나는 글쓰기의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2편보다는 1부에서 다룬 왜 읽고 써야 하는지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부분이 참 좋았다. 술술 읽히지는 않았다. 책의 대부분을 필사하고 싶었다.


요즘 읽고 쓰기를 하면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많이 든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왜 읽고 쓰고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또는 수동적으로 읽고 있지는 않은지 나를 자책하기도 한다. 이 책이 최근에 만난 글쓰기 책 중에서 최고인 이유는 읽고 나서 읽고 쓰면서 실타래처럼 꼬인 나의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주었다는 점이다. 책을 읽어야 하고 읽고 쓴다는 것, 작가의 그 확신과 간절함이 나에게 전달되는 듯하다.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진 듯한 느낌이다.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다름 아닌 무지다. 세계의 이치를 알지 못하면 늘 길을 잃고 헤맨다. 한발 내딛기도 벅차다. 마음의 구조를 알지 못하면 늘 충동과 망상에 휘둘린다. 그때 브레인은 삶의 지도가 아닌 번뇌의 원천이 된다. 어느 쪽이건 무지는 단절과 적대를 낳는다. 외로움과 괴로움에서 헤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생을 잘 보존하려면 무엇보다 무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40쪽)

이 글을 읽으며 생각했다. 무지하니 두렵고 괴롭다. 앎이 없으면 방황을 할 수밖에 없다. 앎이 없으면 자극적인 것에서부터 기쁨을 찾기 마련이다. 앎은 책에서부터 이루어지고 길을 찾는 과정에서 사유와 통찰을 한다. 지도가 없으면 길을 헤맨다. 책은 별이고 지도이다. 읽고 쓰는 삶이 바로 앎의 행위이다. 지진하더라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작가가 끊임없이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아 고양되었다. 작가는 책에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한다. 인류가 그 지도를 찾기 위해 분투와 모험이 있고, 지나온 길과 지나가야 할 길이, 공자의 고매한 음성과 붓다의 사자후가, 소크라테스의 대화법과 디오게네스의 파격이, 조르바의 춤과 허클베리핀의 뗏목이 있다고 한다.


'동양의학의 양생술은 단연 최강급이다. 양생은 정, 기, 신의 순환이 핵심이다.' (89쪽)' 들으면 전하고 말하면 듣고, 읽으면 쓴다! 이것은 한 사람에게 온전히 구비되어야 할 활동들이다. 신체는 그 모든 것을 원한다.! 어느 하나에만 머무르면 기혈이 막혀 버린다. 막히면 아프다. 몸도 마음도, 불즉불통. 글쓰기가 양생술이 되는 이치다.' (109쪽)

2부 실전 편에서는 강의록을 녹취해서 구성한 부분이 아쉽다. '암튼', (웃음)등 구어체로 쓰여 있어서 읽기가 조금 불편했지만 1부에서 읽고 쓰기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것이 나의 마음을 굳게 만들어 주었다. 타자를 이해하고 나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통찰하며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책 읽기. 그것을 쓰기를 통해서 훈련시킨다. 왜 읽고 쓰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GPS를 만난 기분 좋은 느낌이다.

작가는 <감이당>(gamidang.com)이라는 곳에서 고전, 인문학 등 다양한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최고의 활동, 최고의 길 - 글쓰기


<추천>

요즘 책이 잘 안 읽히는 분

읽고 써야 하는 삶에 대해 통찰을 원하는 분

인생의 GPS를 찾는 분

책은 별이고 지도라고 믿는 분


<블로그의 독후감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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