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시간에 떠든 아이들

아이는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어요~ 하지만!!

by 책꿈샘 김지원

10월 중순이었어요.


"선생님, 심폐소생술 시간에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보건 선생님께 혼났어요."


이번에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시간이었는데


아이들이 모형 실습 인형으로 장난치고 놀았다며 몇몇 아이들이 제보했죠.


평소 다정다감하고


늘 열두 살 눈높이에서 바라보며 무한 이해력을 가진 김 선생님인 저는


그날만큼은


정말 화가 부글부글했답니다.


"너희가 지금 뭘 배웠는지 아니?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그런 아주 중요한.. 블라블라..."


하지만


12살 반항기 가득한 남학생 몇 명은


선생님의 분노에 공감 제로의 삐딱한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았죠.


그리고..


며칠 뒤에,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막상 참사 다음날 저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검은 복장을 입고 출근한 저를 보고 한 아이가 말했어요.


"선생님! 오늘 완전히 까마귀 같아요!


그러자, 옆에 강 똘똘이가 틀렸다며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오늘 일부러 검은 옷 입으셨죠? 저는 다 알아요!"



알아주는 이가 있어 고마웠고


못 알아주는 그 녀석도 고마웠어요.


모두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찬란하고 감사한 마음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다시 보건 수업이 있는 날,


"너희들, 심폐소생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지? 그리고 선생님이 왜 그때 그렇게 화냈는지..."


"선생님 화 내실만 해요. 우리 이젠 다 알아요! 보건 시간에 조용할게요!"


삐딱한 시선으로 나를 보며 선생님의 잔소리에 대응하는 그 녀석이 이렇게 말해요.


아이들은 더 잘 알아요!


어른보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통해 세상을 현명하게 배워 나갑니다.


하지만,


실수는 지금 우리 반 교실에서 열두 살 아이들에게나 적용되는 이야기이죠.


나라(정부)는 실수라는 게 없어요!


잘못한 순간,


그런 실수를 통해 현명해질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을 테니까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살아 있어 감사한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살아 있는 건 당연한 것이지, 인위적으로 감사한 일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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