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소소하게 깨달은 것들 7

제자리 뛰기만 백만 번째

by 책꿈샘 김지원

알에서 깨지 못하는 건


알이 너무 단단해서이다.


여우의 신포도 이론처럼


나는 이렇게라도 말해야 숨을 쉴 것 같다.



그리고


그 알을 깨야 하는 나는


깰 수 없지 않을까?라는 자기 의문과


깰 필요가 있을까?라는 현실 안주와


내가 정녕 이 알을 깰 수 있단 말인가?라는 자기부정으로


점철되어 있기에


아직 알에서


적당히 웅크리고 적당히 고통받고 적당히 만족하며


살려고 한다.


(하지만 알은 나만 깰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깨고 싶지 않아도


외부에서 깨뜨리기도 한다. 그걸 이젠 알았다)


요즘, 다양한 책을 읽고 시도한다.


일 년 안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1년 자기 갱신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기도 하고


사람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밑도 끝도 없는 전제를 날리며


달라지기 위해


무한 복붙 형태로 살았던 시간들의 패턴을 해체해 보기도 하고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며


하루는 3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라는 어느 태평양 건너 백만장자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 하다가


나가떨어지기도 했다.


하루든, 이틀이든. 일주일이든


고군분투하다 고꾸라지니


더 이상 못하겠다며 나자빠지기도 했다.


생각보다


내 안에 알이 단단하다고!!!!


수없이 외치는데


네가 문제라고 다들 말하니 이 또한 나 혼자 떠드는 메아리일 뿐이다.


그러니


나는 항상 출발선에 서 있는 선수가 된 느낌이다.


달리지도 못하는 출발선에서 서서 제자리 뛰기만 백만 번째 하는 선수 같다.



(* 요즘 저는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제자리이기도 하고 심지어 뒤에 서 있기도 하네요. 시간은 늘 직진인데 왜 나의 삶은 후퇴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뒤로 달리고 싶은 선수는 없는데 말입니다. 왜 자꾸 열심히 살아온 삶이 부정당해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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