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흥미와 자율성을 살펴 보세요!
저는 학교 현장에서 16년 동안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교사이자, 집에서는 10년 동안 내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엄마였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와 함께 독서를 해 왔지만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뼈아픈 실패가 있었고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수차례의 시대와 실패 끝에 조금씩 나만의 답을 찾아나가는 중입니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이러한 저의 독서 교육 고군분투기를 통해 알게 된 이야기입니다.
1. 왜 김쌤(저)은 독서교육에 실패했을까?
열정 가득했던 김쌤은 삼 년 차 교사였을 때, 장기 독서 프로젝트로 <인물 이야기를 읽고 가치 사전을 만들고 덕목 중 하나를 실천> 하는 인성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저를 가르쳤던 독서교육과 교수님께서도 "음, 초 4학년 아이들에게 참 좋은 프로그램이야!"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 연구자이자 현장 실천가인 저는 열정 뿜뿜한 상태에서 매월 아이들에게 읽어야 할 책을 정해 주고
깐깐하게 숙제 검사를 하며,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미덕 계획표를 나눠주고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 정도면 나중에 결과물을 모아 당시 있었던 학교 현장 독서 실천 교육 사례에 도전해야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울 정도였죠.
그런 흐뭇한 상상에 빠져 있을 때였습니다. 학년 말이 되었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교실을 떠났습니다. 조금 의아했습니다. 아이들이 왜 저토록 신이 났는지 말입니다. 으레 학년말이면 선생님과 헤어져 아쉽다는 둥 헤어지니 슬프다는 이런 반응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5학년이 된다니깐 좋아서 웃는 거야?"
조금 서운한 마음으로 마음이 들었는데 혹시 고학년이 된다는 기쁨에 저러나? 싶었죠.
"선생님, 그게 아니라 이제 책 안 읽어도 되잖아요! 아싸!"
"저도요!"
저는 그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얼얼한 기분이었습니다.
책을 안 읽어서 좋다니! 그래서 저렇게 자유로운 표정과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교실을 떠나는구나! 그동안 김쌤은 어쩌자고 아이들에게 몹쓸 독서교육을 한 건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2. 실패의 원인을 찾다
독서교육 교수님도 극찬한 프로그램은 왜 실패했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실망 가득한 마음이 조금 사그라지고 객관적으로 실패 원인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원인은 바로 "강제성"이었습니다.
강제적으로 책을 정해주고, 읽게 하고, 미션지를 주고 결과물을 닦달하는 무한 루프의 압박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뭔가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네가 읽고 싶은 책은 뭐지?"
"네가 좋아하는 책은 뭐야?"
"네가 하고 싶은 독후활동이 있을까?"
라는 선택지가 배제된 채 제가 정하고 제가 만들고 제가 보고 싶고 받고 싶은 것만 강조한 프로그램이었던 거죠.
"흥미와 자율성"
제가 그때 찾은 키워드였습니다. 어느 날, 성인교육 관련 교재를 읽는데 이 부분이 나왔습니다. "성인교육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흥미와 자율성으로....." 저는 그때 흥미와 자율성은 성인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에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막상 책을 읽어야 하고 의지를 갖고 실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저 두 가지를 요소를 배제한 제 프로그램이 실패했던 것처럼 말이죠.
그날 이후, 앞으로 독서교육을 할 때 저는 이 두 가지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해야겠다는 다짐 했습니다.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3. 흥미와 자율성을 고려한 독서교육 방법
그다음부터는 제가 찾은 독서교육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하나. 책 읽어주기
두울. 책 소개하기
책 읽어주기는 아주 우연한 계기에 시작하였는데요. 이 방법이 좋았던 것은 아이들의 흥미와 자율성 부분과 제가 주도할 수 있는 독서교육 부분을 아주 절묘하게 잘 조화시켜 준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다는 점에서 제가 주도한 교육이고요. 반면 듣는 입장에서 아이들은 그 힘을 들이지 않고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죠. 듣고 안 듣고는 아이의 자유이며 수월하다는 점에서 쉽게 아이들이 받아들이고 안락한 상태에서 독서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또한, 초등 아이들의 뇌 발달 상, 읽기보다는 듣기가 훨씬 편안하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하고요.
책 소개하기는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한 달에 한 번 이루어지는 독서교육인데요. 이번 달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책을 골라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말하기 독서법입니다.
이 독서의 장점은 바로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고, 고르고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자발적이자 주체적인 책 읽기 방법인 셈이죠.
이 두 가지만 저는 꾸준히 합니다.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좋았던 독서교육이거든요.
4. 엄마표 독서를 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것은?
가장 효과가 좋은 독서 교육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시키고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것에서 "덜어내고, 내려놓고" 시작하는 점이 관건입니다.
그 단순함이 시간을 만나면 단순하지만 강력한 독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책 읽기가 강조되면서 너도 나도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쏟아냅니다. 클릭 한 번으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시대에 사는 부모님들은 정말 내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결정을 못 내리고 우왕좌왕하거나 과도한 학습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많은 정보 속에서 "덜어내고 솎아내는" 마음 가짐입니다. 가장 필요하고 좋은 단 한 가지만 꾸준히 실천해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나 본질은 놓쳐서는 안 됩니다.
엄마표 독서를 시작하기 전,
우리 아이의 "흥미"를 살펴봐 주세요.
그리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봐 주세요.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할 수 없다면 부모로서 내가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시작입니다.
동등한 독자로서 아이를 바라보는 시도도 필요합니다. 그런 뜻에서 <다니엘 페다크의 독서 권리 장전>은 성인인 어른에게 적용되는 것처럼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