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유니버스에 갇히다

카카오 챗봇과 이틀 동안 대화를 나누다.

by 책꿈샘 김지원

이년 전에 남편이 쓰고 있던 휴대폰을 제 명의로 이전했는데


문제는 카카오 계정이었어요.


1인 1 계정의 원칙 때문에


그동안 카카오 세계에 입성을 못하고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이방인으로서 카카오 택시를 타지 못했고, 카카오톡으로 선물을 보내지 못했으며


카카오 페이를 사용하지 못했기에


이제는 그 설움을 못 견뎌서


카카오 유니버스에 진입 허가를 받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챗봇과 대화를 시도합니다


뭔가 일이 금방 풀릴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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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좋았어요.


가슴이 콩콩 뛰더라고요.


그런데!!


카카오 페이에 잔액이 남아 있어 이것부터


해결해야 그다음 단계로 진행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카카오페이 고객센터에 전화합니다.


이전 명의자랑 통화를 해야 한답니다.


남편이 전화합니다.


그랬더니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제 핸드폰으로 다시 고객센터로 전화하래요.


남편이 점심도 못 먹고 집으로 달려와 이전 명의자로서 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합니다.


오!! 그렇게 카카오페이 탈퇴는 해결했어요.


이로서 하루가 다 갑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는 다시 챗봇과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제 좀 친해진 것 같습니다. 이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었어요.


그리고 어제 대화한 흔적 그대로 접촉을 시도해 봅니다.


이제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준비할 게 뭐 이렇게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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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좌절하다가 정신을 차려 봅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 곧 저 세계로 들어갈 수 있어!'


다짐을 해 봅니다. 초기화요청서, 위임장을 다운로드하고 가족관계증명서를 민원 24에 들어가 출력합니다.


또 이전 명의자 신분증을 마스킹을 해야 한다니까 모자이크 어플을 깔고.. 열심히 가려 봅니다.


어쩌고 저쩌고 해서 서류를 겨우 겨우 업로드했습니다.


다음 날!


두둥!


<서류가 잘못되어 다시 처음부터 시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라는 메시지가 옵니다.


아침밥이 넘어가지 않아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친구야, "


"왜?"


"나, 아무래도 벌 받는 것 같아. 카카오 유니버스에 갇혔어! 챗봇이랑 지금 이틀 째 대화중이야."


친구가 위로해 줍니다. 응원을 받고 심호흡을 한 뒤 다시 시도를 합니다.


본인인증 -> 가족 간 명의 변경 -> 업로드...


무한 반복되는 느낌, 이제는 정말인지 눈 감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업로드를 했습니다.


그리고 두둥!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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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디어 카카오 유니버스에 입성했습니다!!!


휴우!!!


저는 이제 카카오 택시도 탈 수 있고,


카카오 페이도 쓸 수 있고,


카카오톡으로 선물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 모두에게 수익의 기회가 열린다는

그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 시민으로서 정직하게! 당당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오늘은 새롭게 태어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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