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면데면 같은 반~
작년이었어요.
5월 초까지 아이들과 온라인으로 소통을 했죠.
17년 교직 생활 동안,
3월 2일 개학식을 못한 적이 없었는데 희한한 경험을 한다 싶었어요.
3월 첫 주가 지나고,
둘째 주가 지나고,
3월 말이 되어도 학교에 아이들이 오지 않았어요.
5월 첫 주, 드디어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합니다.
그것도 세 팀으로 나눠서요. 월요일은 A팀, 화요일은 B팀, 수요일은 C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반 아이들 등교가 제한이 되었어요.
"선생님 민수 알아요?"
영호가 물었어요.
"민수 우리 반이잖아요."
"제 절친인데 B팀이에요. 전 A팀이라서... 같은 반 돼서 좋았는데...."
영호와 민수는 절친이고 우리 반인데 팀이 달랐어요. 한 학기 내내 서로 못 만났어요.
그렇게 1학기가 끝나고 2학기가 되었어요.
2학기가 되니 이젠
ABC 세 팀에서 AB 두 팀으로 나눠서 수업하래요. (교육청 지침)
이때까지도 서로 얼굴도 못 본 친구들도 있어요. 같은 반인데!!!
그리고 저는 2학기 때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블렌디드 수업(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죠)을
교육청 지시? 에 따라 대표로 하게 되었어요.
A팀은 교실 공간에 각자 1인 태블릿을 갖고 저와 대면 수업을 하고
B팀은 각자 집에서 컴퓨터 화면을 통해 ZOOM이라는 화상 도구로 만나 토론 수업을 했어요.
준비하는데만 한 달이 걸렸고, 수업 촬영이 있기 일주일 전까지 줌 수업의 문제 상황이 계속 발생해 몇 날 며칠을 새벽까지 공부하며 알아내고 수정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정작 가장 큰 문제는 제가 A팀, B팀의 아이들을 줌에 있는 소회의실 화면을 통해 모둠 구성을 할 때 일이 벌어집니다.
교사인 제겐 모두 우리 반 아이들인데.
어째, 아이들이 모둠 구성(A팀과 B팀 친구들을 적절하게 구성) 원들이 이야기를 안 해요. 서로 화면으로 얼굴만 쳐다봅니다.
말.을. 안. 해. 요.
"너희들 왜 말을 안 해????"
답답한 제가 물었어요.
왜냐하면 이 친구들이 굉장히 토론을 잘하는 아이들이거든요. A팀, B팀 대면 수업을 할 때마다 서로 이야기하겠다고 손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아뿔싸!!
"선생님! 저희들은 서로 잘 몰라요!"
이러는 거예요.
아!!! 생각해 보니 이 친구들 서로 다른 팀이라 대면으로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제가 잊고 있었어요.
제겐 돌아가면서 보는 아이들이라 익숙했는데 서로는 모르는 거죠. 같은 반인데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코로나 시절이라 이런 일도 겪는구나 싶었어요.
순간, 민망하고 미안하고 그랬어요.
"그럼, 서로 이야기를 나눠! 각자 자기 소개하고 묻고 자유롭게 얘기해 봐!"
2학기 10월이었는데 말입니다.
드디어 같은 반 아이들 모두 화면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씁쓸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 일었어요.
그리고 당일!
아이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이 시기,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블렌디드 수업을 완벽하게 해냅니다.
수업을 마치고
허탈하기도 하고, 또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했어요.
그런 마음이 들 때쯤... 전면 등교 수업이 결정됩니다.
제가 사는 이곳은 지방이라
올해 2021년도 전면 등교 수업이었어요.
올해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지만요.
작년 한 해, 저에게도 전무후무한 경험이 아이에게도 그렇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구나 생각하며...
코로나 시기, 슬기롭게 교육현장에서 잘 버티며 아이들과 잘 지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