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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hyun Kim Jun 05. 2016

처세술

드러내야하는 삶

한동안 잠잠하다싶더니 다시 처세술 서적이 눈에 띈다. '어떻게 친구를 얻고 사람을 움직일 것인가', '직장 처세술'와 같은 카피가 서점가 베스트셀러 코너에 자리잡고 있다.


처세(處世)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간다는 뜻이니 처세술이라고 하면 친구를 사귀고 어울리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 일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본디 인간은 언어를 통한 타자와의 교류 속에서 살아가는 정치적 인간(zōion politikon)이라고 했다. 고로 처세술은 인류가 언어를 가지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발전되어 왔을 것이다. 본디 가진 것보다 돋보이고 싶어하는게 인간의 본성인데, 내가 가진 능력이 인정받지 못한다고 여겨진다면 참을 수 없다.


생일날 선물을 받았는데 신문지로 대충 둘둘 말은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내용물이 무엇이건 간에 첫인상이 나쁠것이다. 겉면에 오물까지 묻어있다면 내용물이 무엇인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버릴지도 모른다. 선물의 내용과 마음을 잘 전달하려면 깨끗한 종이로 포장할 필요는 있다. 다만 과함이 문제다. 처세술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할 필요는 분명 있지만 그 만큼이나 내면을 가꾸는 모습이 중요하다.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들어있었어요'와 같은 조롱을 듣지 않으려면 포장에 걸맞는 내용도 채워야 한다.


처세술 관련 책들이 서점의 앞켠을 차지할때마다 노파심이 든다. 저 처세술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그들이 판매하는 처세술은 교양이 풍만해서 철철 넘쳐흐르는 사람을 예쁘게 포장하기 위해서는 아닌 것 같다. 내용을 채우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 지름길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 같다. 요즘 대학생들은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한다. 1학년때 부터 취업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 면접을 세번이나 보고 스터디 그룹을 짜서 공부를 한다고 하니 그들의 노력을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그 노력이 인문학, 수학, 과학, 철학 공부보다는 이력서에 한줄 넣을 스팩을 쌓고, 프리젠테이션 기법, 면접요령을 쌓는데 쓰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내 삶도 마찬가지다. 내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마음의 양식이 먼저다. 우주, 천문, 과학, 문학, 음악, 경제 등 내면의 교양과 지식을 먼저 채워보자. 처세술은 그때부터 배워도 늦지 않다. 맹자는 친구 사귐을 덕(德)과 사귐이라고 했다. 내면을 바로 세우고 깊이 다듬을 때 친구가 모인다는 것을 알려주려 했음일 것이다. 지식과 지혜로 가득찬 사람 곁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람을 쫓기보다 사람을 모으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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